최순실·박근혜 전 대통령 1심 형량 합 45년... 반 세기 육박
최순실 축으로 한쪽엔 정치권력, 다른 한쪽엔 경제권력
국정농단 관련 기소된 피고인 1심 형량 더하면 100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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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

민간인과 대통령에 의한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관련자가 받는 혐의를 들여다보면 박근혜 정권 시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사람이 얼마나 되고, 이들이 1심에서 받은 형을 다 더하면 얼마나 될까요.  

석대성 기자의 심층리포트입니다.

[리포트]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51명입니다.

모두 한때 한 자리씩 차고앉아 나라를 쥐락펴락했던 인사입니다.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그 중심축엔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있습니다.

최씨는 뇌물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오늘(6일) 선고된 징역 24년을 더하면 두 사람이 합쳐 반세기 가까운 징역형을 선고받은 겁니다.

최순실씨 말대로 “감옥에서 옥사하라는 거냐”는 말이 연상되는 형량입니다.

재판부가 그만큼 ‘국정농단’이라는 사안을 엄중하게 판단했단 뜻입니다.

최씨를 중심에 두고 한쪽에 정치 권력의 정점 청와대가 있었다면, 다른 한쪽엔 경제 권력의 정점, 삼성이 있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 공여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부회장은 2심에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나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상수 전무가 1심에서 받은 징역형을 더하면 13년 6개월이 됩니다.

세계 굴지의 대기업 삼성이, 최순실, 일개 민간인에 의해  휘둘리거나, 뭔가를 위해 달라붙은 겁니다.

청와대와 삼성, 그 중간에서 ‘전령사’ 역할을 했던 안종범 전 경제수석은 징역 6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고 최순실을 위해 권력을 남용한 죄입니다.

‘법꾸라지’라 불렸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최순실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방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무소불위 민정수석으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게 “형, 어디 아파”하며 자신에 대한 감찰을 무력화시켰던 시절엔 구치소에 갇히는 몸이 될지 꿈에도 짐작하지 못했을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를 잡고 호가호위했던 ‘문고리 3인방‘도 무사하진 못합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넘겨준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은 국정원 특활비 상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모 최순실씨에게 “배신자” 소리까지 들어가며 특검과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장시호씨도 법의 처벌을 피해가진 못했습니다.

삼성 후원금 강요 등 혐의로 검찰 구형량보다 1년 많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를 위해 교육자로서의 책무와 양심을 저버린 최경희 전 이대 총장 등 9명도 1심에서 대부분 줄줄이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나열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일인지하 만인지상, '기춘대군'으로 불렸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 여성 최초 정무수석 조윤선 전 장관 등의 이름이 아른거립니다.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세 명의 전직 국정원장은 국정원 특활비 상납에 발목이 잡혀 박근혜 정부 순장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오늘까지 1심이 선고된 국정농단 피고인의 형량을 모두 더 하면 150년 가까운, 한 세기 반에 육박합니다.

정치 권력의 최정점 대통령과 청와대, 국정원, 국내 최대 삼성과 롯데 같은 재벌, 국내 유수의 대학.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 대한민국의 양대 권력이 모두 국정농단의 공범이었습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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