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주변 사람 끊임없이 조사, 피의사실 무차별 공개"
검찰, 구치소 방문해 2시간 MB 설득... 소득 없이 발길 돌려
법조계 "다른 혐의, 주변인 수사로 압박 가할 가능성 높아"
[법률방송]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검찰 옥중조사를 거부했습니다.
오늘(26일) 오후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하기 위해 구치소를 찾은 검찰은 두 시간가량 이 전 대통령을 설득하다 소득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정오 무렵 서울동부구치소 앞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첫 옥중조사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습니다.
1인 시위자 한 명을 제외하곤 다른 지지자들은 전혀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박 전 대통령 수감 초기와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정삼도(65) / 강원도 평창]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발 불구속 입건하셔 가지고 풀어줘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더 이상 가둬놓으면 안 된다... 이건 정치적이에요.”
비슷한 시각,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조사 거부 사유입니다.
구속된 이후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똑같은 것을 물으려 한다면 응하지 않겠다”며 검찰 조사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여과없이 드러낸 바 있습니다.
오후 1시 20분쯤 구치소에 도착한 검찰 수사팀은 두 시간가량 이 전 대통령을 설득했지만 별 소득 없이 구치소를 나와야 했습니다.
강훈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 이유에 대해 “대통령께서는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물을 것을 여러 차례 천명했다“며
"하지만 구속 후에도 검찰은 주변 사람을 끊임없이 불러 조사하고 있고, 피의사실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추가 조사에 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니, 아예 조사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겁니다.
법조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계속 조사를 거부할 경우, 검찰이 다른 혐의에 대해 압박 수사를 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도훈 변호사 / 크라운 법률사무소]
“만약 MB가 계속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주변인들이나 또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혐의 외에도 다른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함으로써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김덕 변호사 / 법무법인 현재]
“피의자를 조사실로 강제로 구인을 해서 조사를 할 수 있다, 이건 원칙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 측면도 있고... 객관적인 자료들로 확인되는 그런 내용들, 범죄사실들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기소를 할 수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관련해서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 다스 회장과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은 물론, 부인 김윤옥 여사, 아들 이시형씨,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등 등 직계 일가족까지 현재 뇌물 등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입니다.
이 전 대통령의 심경과 의지에 상관없이 부인과 아들 등 이 전 대통령 가족에 대한 검찰 조사는 어떤 식으로든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옥중 조사를 통해 심경 변화를 일으킬지, 끝까지 비협조적인 태도를 견지할지 검찰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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