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씨를 찾아 검찰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씨를 찾아 검찰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20일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씨가 입원 중인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을 방문해 “너무 늦게 찾아뵙고 사과 말씀을 드리게 돼 정말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현직 검찰총장이 과거사 관련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문 총장은 병상의 박씨와 눈을 맞추며 "그동안 너무 고생을 많이 시켜드려서 죄송하다"며 "그동안 긴 세월 고생 많았다. (검사) 후배들이 잘 가꾸어서 제대로 된 나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의 사과에 박 씨는 "어차피 벌어진 일이니까 (괜찮다)"라고 답했다.

척추 골절 수술 후 지난해 2월 요양차 입원한 박씨는 거동이 불편해 온종일 누워 지내는 상태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009년 보고서에서 검찰이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축소·은폐 조작에 관여했다는 것을 밝히고, 유족에게 사과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문 총장은 20여분간 박씨를 문안한 뒤 "저희는 1987년의 시대정신을 잘 기억하고 있다. 당시는 민주주의냐 독재냐를 놓고 사회적 격론이 이뤄졌고 대학생의 결집된 에너지가 사회 에너지가 됐다"며 "그 시발점이자 한가운데 박종철 열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후 (박 열사의) 부친께서 아들이 꿈꾸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평생 노력을 다 해왔다"고 덧붙였다.

문 총장은 "오늘 저희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과거의 잘못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사명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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