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무부·대검, 30일 국정조사 기관보고 제출 자료서 밝혀 김기춘, '문체부 1급 6명 일괄사표 받아라 지시' 직권남용 혐의 우병우, '최순실 국기 문란 비리 알고도 방기' 직무유기 혐의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와 대검은 30일 국회 국정조사 기관보고 제출 자료에서 김 전 실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우 전 수석을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기춘(왼쪽)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이 자료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2014년 10월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1급 공무원 6명의 일괄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김기춘 전 실장이 김 전 차관에게 명단을 주면서 실·국장들을 자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6명이 일괄사표를 제출했고, 이들 중 3명은 공직을 떠났다.

김 전 실장의 이같은 지시는 최순실씨가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앞서 시민단체는 이같은 의혹을 수사해 달라며 김 전 실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 전 실장의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연루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은택씨의 변호인은 차씨 기소 이후 “차은택씨가 최순실씨의 지시를 받고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 전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폭로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 주변 인사인 최순실씨의 국기문란 행위 등 비리를 알고도 이를 방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3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을 압수수색해 우 전 수석이 최씨 일가와 연루된 김종(55) 전 문체부 2차관의 비위를 파악하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관련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차은택씨의 변호인이 "차씨가 최씨, 우 전 수석의 장모와 함께 골프를 쳤다"고 폭로함으로써 우 전 수석이 최씨의 국정 농단을 몰랐을 리 없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이외에도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논란 당시 담당 경찰관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 K스포츠재단에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법무부와 대검은 이날 국정조사 제출 자료에서 최씨의 조카 장시호(37)씨와 김종 전 차관의 삼성 후원 강요 및 국가 지원금 편취 사건,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CJ그룹 이미경 부회장 퇴진 강요 사건,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 사건 등을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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