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당시 지지자들 결집 "힘내세요"
MB 자택·검찰 주변, 지지자는커녕 "구속하라" 목소리만
[법률방송]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늘(14일)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들이 연이어 뇌물 피의자로 검찰에 불려 나오는, 이 전 대통령 표현대로 '참담'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의 오늘 검찰 출석은 박 전 대통령 출석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고 하는데, 석대성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검찰 출석을 앞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자택 앞입니다.
경찰 폴리스라인이 쳐진 가운데 취재진만 운집해 있을 뿐 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출석 때와는 분위기가 너무 다릅니다.
당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자택 앞에 몰려와 태극기를 흔들며 "박 대통령님 힘내세요"를 연호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길을 가던 사람들은 말 그대로 '소 닭 보듯' 무심한 눈길로 이 전 대통령이 탄 차를 흘깃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차고 문이 열리고 이 전 대통령이 탄 차가 나오자 일인시위를 벌이던 시민이 "이명박을 구속하라"고 외친 게 오늘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 울려 퍼진 유일한 '외침'이었습니다.
[일인시위자]
"비리 재산 환수하여 민의복지 실현하자."
서울중앙지검 앞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국민 혈세 도둑, 저축은행 사태 진상규명, 공무원 노조 부당해고.
이런저런 손팻말을 들고나온 사람들의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날리고 있을 뿐.
지난해 3월 보수와 진보 단체들이 팽팽히 맞섰던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출석 때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입니다.
[박윤서(28세) 서울 성동구]
"국정원 특활비로 해가지고 자기 아내 명품백 사주고, 프락치 같이 민간인 사찰하고, 정권에서. 이거는 좀 아니다 싶어가지고..."
유명 개그우먼이 마치 상갓집에라도 온 것 마냥 검은색 정장을 입고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고 확성기를 들고 외치는 모습.
[강유미 / 개그우먼]
"이명박 전 대통령님, 다스는 누구 겁니까."
[강유미 / 개그우먼]
"강유미씨가 생각하기에 다스는 누구 거라고 생각하세요."
"네, MB 거라고 다들..."
그런가 하면 아예 길바닥에 드러누운 사람도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희화화, 그리고 참담함이 교차하는 검찰 앞 풍경.
손팻말도 사연도 각양각색.
하지만 바라고 요구하는 건 한가지, 똑같습니다.
[양성윤(54세) 서울 양천구 / 전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그가 저지른 죄가 너무 많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에 반드시 구속돼야 합니다. 박근혜보다 100배 더 구속 사유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들을 관통하는 정서는 '분노'입니다
[우경민(61세) 서울 양천구 / 저축은행 피해자 모임]
“사면 없이 앞으로 그냥 영원히 감방에서 있어야 됩니다. 이명박은 재산을 환수시켜 갖고, 그것이 정의고 진리 아니겠어요.”
"정치보복 중단하라"는 이 전 대통령 일부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한쪽에서 힘없이 묻혔습니다.
"힘내세요"라는 지지자 목소리 하나 없는, "구속하라"는 날카로운 목소리만 울려 퍼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쓸쓸하고 황량한 검찰 소환길.
대한민국은 오늘 그렇게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 검찰 조사라는 불우한 역사를 되풀이했습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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