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와 '40년 인연'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첫 재판
검찰 ‘MB가 주범, 김백준은 방조범' 공소장에 적시
"사건 전모 알려지도록 성실하게 수사와 재판 참여"

[법률방송]

옛 ‘주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 피의자로 검찰에 불려나온 날, ‘MB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국정원 특활비 뇌물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습니다.

모두발언 기회를 얻은 김 전 기획관은 담담한 표정으로 혐의를 인정했다고 하는데, '40년 인연'을 이어온 이 전 대통령 검찰 소환조사는 마치 남 얘기하듯 했다고 합니다.

장한지 기자가 재판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구속 수감 중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수의 대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법원에 나왔습니다. 

많이 안정된 듯 여유로운 표정으로 취재진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을 수억원대 국정원 특활비 뇌물수수 '방조범'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기소했습니다.

오늘(14일) 첫 공판 인정신문에서 직업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김 전 기획관은 “청와대에 근무했다가 지금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검찰 공소사실 요지를 묵묵히 듣고 난 뒤 김 전 기획관은 재판부가 모두발언 기회를 주자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습니다.

김 전 기획관은 먼저 “평생을 바르게 살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전후 사정이 어찌됐든 우를 범해 국민 여러분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 전 기획관은 그러면서 “제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고, 남은 여생 동안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며 혐의를 전부 시인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1년 선배로 40년 넘게 인연을 맺었던 김 전 기획관은, 그러나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마치 남 얘기 하듯 묘사했습니다.

김 전 기획관은 “바로 지금 이 시간에 전직 대통령이 소환 조사 받는다고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로 운을 뗐습니다.

김 전 기확관은 그러면서 “철저한 수사로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어지는 일정 동안 사건 전모가 국민 여러분께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실하고 정직하게 남은 수사 및 재판 일정에 참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 검찰 소환과 조사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는 일절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간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 드리고 고개 숙여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으로 모두발언 드린다“며 마지막까지 재판부와 검찰, 국민을 향해 고개를 숙였을 뿐입니다.

재판부는 사안이 그리 복잡한 게 아니라며 다음 공판기일인 다음달 19일부터 바로 증인신문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작심하고 사건 전모가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실하게 수사와 재판에 임하겠다는 ‘MB의 집사’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옛 ‘주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떤 증언을 쏟아낼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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