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다스 회장이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은 다스 회장이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최근 두 차례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이시형 다스 전무가 도곡동 땅 매각대금 중 10억원을 내 허락을 받지 않고 가져갔다”고 시인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도곡동 땅은 서류상 이상은 회장과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 김재정씨가 공동 보유하다 1995년 포스코개발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 263억원은 이 회장과 김씨가 나눴고, 이 회장은 그 중 150억원을 가졌다.

검찰은 이시형씨가 2013년 이상은 회장의 아들 이동형 다스 부사장에게 요구,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의 일부가 남아있던 이상은 회장 명의 통장을 받아간 뒤 10억원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형씨도 지난달 검찰 조사에서 부친 명의 통장을 이시형씨가 넘겨받아 10억원가량을 쓴 사실을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외견상 다스 보유지분이 없는데도 본인이나 아들 시형씨에게 이익이 흘러간 단서를 다수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조사해왔다.

검찰은 이시형씨가 마음대로 돈을 쓴 사실은 이 전 대통령이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라는 정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이상은 회장 몫의 도곡동 땅 매각 대금 150억원 가운데 약 40억원이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 수리비로 쓰인 점 등도 같은 정황이라고 파악한다.

도곡동 땅 주인 문제는 다스 실소유주가 누구인지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

이상은 회장은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중 일부로 다스 지분을 새로 인수하거나 증자에 참여해 현재 다스의 최대 주주가 됐다. 종잣돈 역할을 한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누군지에 따라 다스의 실제 주인도 달리 판단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이 때문에 2007년 대선 전후로 진행된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도 도곡동 땅 주인 문제는 중요한 규명 대상이었다.

당시 검찰은 이상은 회장 몫의 도곡동 땅 매각 금이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실제 소유자를 지목하지는 못했다.

정호영 특검도 이 전 대통령의 자금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영배 금강 대표와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이 이 돈을 주기적으로 인출한 정황을 포착했으나 ‘현금으로 받아 생활비로 썼다’는 이상은 회장의 주장에 가로막혀 수사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검찰은 최근 이병모 국장 등으로부터 이상은 회장에게 이 돈을 전달했다고 한 과거 특검에서의 한 진술이 거짓이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검찰은 14일 이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서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을 이시형씨가 쓴 사실 등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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