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82일째 우병우... 극우 논객 변희재 '손석희의 저주' 영치품으로 받아
1심 징역 2년6개월 선고 후 강민구 전 법원도서관장 저 '인생의 밀도' 읽어

[법률방송]

사람은 보는 대로 믿기도 하지만 믿는 대로, 믿고 싶은 대로 본다는 말이 있는데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우 전 수석이 구치소 수감 이후 지금까지 책 2권을 영치품으로 전달받았다고 하는데, 우 전 수석의 심경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이라고 합니다.

어떤 책들인지 석대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검찰의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 끝에 지난해 12월 결국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

우 전 수석은 지난 1월 24일 한 권의 책을 영치품으로 전달받습니다.

극우 논객 변희재씨가 지난해 11월 출간한 '손석희의 저주'라는 책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검찰 수사 단초가 된 JTBC의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가 조작됐다는 내용입니다.

본문엔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있을 수 없는 수준의 조작을 감행해온 손석희가 줄곧 대한민국 언론인 신뢰도 1위 자리를 지켜온 '손석희의 저주'에 빠져 있다",

"손석희의 저주는 태블릿PC 조작 보도를 통해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 자체도 무너뜨릴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태블릿 PC 조작 보도의 실체를 밝히는 일은 손석희 하나의 신화를 벗겨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걸려있는 손석희의 저주를 걷어내는 일이다"는 등의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책은 출간 후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에서 5주 연속 '정치·사회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서울구치소 측은 이 책을 우 전 수석이 먼저 요청했는지 등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습니다.

[서울구치소 관계자]
"그런 부분에서는 수용자 (개별) 근황에 대해서 저희들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냥 뭐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1심 징역 2년6개월 실형 선고 열흘 뒤인 지난 2일 우 전 수석은 다른 책 하나를 또 영치받습니다.

강민구 전 대법원 도서관장이 쓴 '인생의 밀도'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날마다 비우고 단단하게 채우는 새로 고침의 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다만 일상의 영역에서부터 거대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에,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는 초조함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등의 내용 소개가 눈에 띕니다.

항소심을 준비 중인 우 전 수석의 지금 처지나 심경과 뭔가 묘하게 겹쳐지는 듯합니다.

강 전 도서관장은 최근 법관 인사에서 서울고법으로 배치돼 현재 민사29부 부장판사로 재직 중입니다.

강 부장판사는 지난 2009년 '촛불집회 재판 개입' 논란을 빚은 신영철 전 대법관을 옹호하는 글을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직원을 격려하는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당시 신 전 대법관 사태는 일선 판사들이 대거 반발하며 '5차 사법파동'으로 번졌습니다.

태블릿 PC 보도가 조작됐고, '날마다 비우고 단단해져라'는 책을 읽고 있는 우 전 수석이 항소심에서 어떤 논리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할지 궁금합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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