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원 냉면'과 '오장동 냉면'... 냉면 원조 전쟁, 특정 '지명' 상표권 독점 사용 대법원 판단
'사리원 냉면'과 '오장동 냉면'... 냉면 원조 전쟁, 특정 '지명' 상표권 독점 사용 대법원 판단
  • 유재광 기자, 김수현 변호사
  • 승인 2018.02.21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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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원 면옥' 상표권 등록 유명 음식점 "사리원 명칭 쓰면 안 돼" 소송
특정 '지명' 상표권 독점 사용, 해당 지명이 유명한지 '현저성'이 쟁점
1·2심 "사리원이 북한 황해도 지명인지 사람들 잘 몰라"... 특허권 인정
대법원 "사리원 초중교 교과서에도 실려... 유명한 지명"... 특허권 불인정

[앵커] 서울과 대전에서 때 아닌 한바탕 냉면 전쟁이 벌여졌습니다. '사리원 냉면' 얘기인데요. 김수현 변호사와 '이슈 속 법과 생활', 오늘은 이 얘기 해보겠습니다. 김변호사님, 사리원 냉면전쟁 이게 뭐 어떤 얘기인가요.

[김수현 변호사] 네, 이건 '사리원 불고기'라는 가게와 '사리원 면옥'이라는 가게 간에 상표권을 둘러싼 싸움인데요. 우선 사리원 불고기는 1930년대 할머니가 해오던 가게를 물려받아서 서울 강남에서 1992년부터 운영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사리원 면옥은 대전에서 증조할머니가 해오던 가게를 물려받아서 운영을 해왔고 또 '사리원 면옥'이란 상표를 등록을 했는데요.

문제는 2015년에 사리원 면옥의 대표가 사리원 불고기에 대해서 자신의 상표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리원'이라는 상표를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 증명을 보내면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리원 불고기 대표는 특허심판원에 사리원이라는 상표 등록 무효 심판 청구 소송을 제기를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무지하게 복잡한데 사리원이라는 간판을 어떤 사람이 먼저 상표 등록을 하고 ‘내거 쓰지 마라’ 이렇게 해서 소송이 벌어졌다는 거네요. 그러면 소송 쟁점은 어떻게 되나요.

[김수현 변호사] 사리원은 황해북도의 지명인데요, 누구에게나 널리 알려진 지명은 상표법상 상표로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리원이라는 지명이 상표법상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앵커] 법원 판단은 어떻게 나왔나요.

[김수현 변호사]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은 이 사리원이라는 명칭은 국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명칭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상표로 사용할 수 있고 따라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앵커] 대법원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나요. 어떻게 됐나요.

[김수현 변호사] 아닙니다. 대법원에서는 원심 판단을 뒤집고 달리 판단했는데요. 이 사리원이라는 지명이 널리 알려진 지명에 해당한다고 보아서 사리원 불고기 측의 편을 들어주었습니다.

[앵커] 대법원 측의 판단이 달라진 이유가 어떻게 되나요.

[김수현 변호사] 우선 사리원은 조선시대 때부터 사용되어 온 지명이고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소개가 되어 있는 명칭이고 인터넷에서도 북한의 대표 도시로 소개가 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원심 판결에서는 2016년에 일반인들을 상대로 이 사리원이라는 명칭을 알고 있느냐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주요 판단 근거로 삼았는데요.

대법원은 이 상표 등록 결정일이 1996년 6월이기 때문에 이 당시를 기준으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지명이었는지 여부를 판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2016년을 기준으로 한 설문조사를 판단의 근거로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앵커] 2016년 조사에서는 사리원이 북한 지명인지 잘 모른다 이렇게 나왔던 모양이네요.

[김수현 변호사]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사리원 면옥', '오장동 함흥냉면' 이런 것은 상표 등록이 돼있어도 맘대로 갔다 써도 되는 건가요.

[김수현] 우선 함흥냉면을 보면 함흥이라는 지리적 명칭과 또 냉면이라는 일반적인 명사를 결합한 단어인데요, 이 함흥냉면은 사실 이 자체만으로도 이미 냉면의 한 종류를 일컫는 단어라고 일반인들에게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함흥냉면은 상표로 사용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에 오장동이라는 단어가 과연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될 텐데 만약에 이것이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해당한다고 판단이 된다면 오장동을 단순 결합한다고 하더라도 상표로 인정받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판단이 되고요.

실제로 대법원에서 유사한 판례가 있었습니다. '천진 함흥냉면'이 과연 상표로 인정될 수 있느냐에 대한 판단이 있었는지 이것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해당하기 때문에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앵커] 내일 현저한 지명 얘기 조금 더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김수현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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