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 "무료 변론 미끼 미국 로펌 변호사에 사기"
검찰 "공무원 개입된 뇌물 수사"... MB 직접 겨냥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다스가 BBK를 상대로 미국법원에 낸 140억원 환수 소송 비용을 당시 청와대와 교감 하에 삼성전자가 대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학수 전 부회장은 앞서 15일 오전 뇌물공여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16시간가량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16일 새벽 귀가했다.

검찰에 소환되면서 다스 미국 소송 비용을 삼성전자가 대납한 이유와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 이학수 전 부회장은 "검찰에서 사실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며 곧장 검찰 조사실로 올라갔다.

16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면서는 “검사님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습니다” 라는 짤막한 말을 남겼다.

이 전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과거 다스가 미국에서 진행한 소송 비용을 삼성전자가 대납한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대체로 시인하며 소송비 대납은 당시 청와대의 교감 및 관여 하에 진행됐다는 취지로 진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처럼 소송 비용 대납을 통한 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기존 수사 결과에 부합하는 진술을 확보한 만큼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의 관여 여부와 경위 등을 확인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 소송 문제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도 "무료 변론을 미끼로 접근해 온 미국 로펌 변호사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초반부터 BBK투자자문 전 대표 김경준씨를 상대로 BBK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미국에서 진행해 왔으나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던 다스는 지난 2009년 미국 대형 로펌 ‘에이킨 검프’를 새로 선임했다.

에이킨 검프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법률 파트너로 삼성전자는 거액의 수임료를 대납해 줬고, 삼성전자가 다스의 미국 소송 수임료를 대납한 2009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을 원포인트 특별사면했다.

다스는 이후 2011년 김경준씨로부터 140억원을 돌려받았고, 검찰은 140억원 반납 과정에 외교 당국 등이 동원된 것은 아닌지를 수사하던 과정에서 수십억원으로 추정되는 에이킨검프 선임 비용을 다스가 아닌 삼성전자가 부담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부회장 소환조사와 관련 "공무원이 개입 안하면 뇌물 혐의가 적용이 안될 것"이라며 "뇌물수사라는 점이 명확하다"고 말해 다스 변호사비 대납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수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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