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장시호 등 국정농단 피고인 13명 재판 담당
원고·피고 말 두루 경청하고 배려... '친절한 재판 진행’ 중평
"원칙에 엄격하고 법리에 충실"... 여러 차례 '우수 법관' 선정

[앵커 멘트]

이재용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석방한 항소심 재판부의 주요 판단 근거들을 사실상 모두 뒤집고, 최순실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김세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김세윤 부장판사의 국정농단 재판을 취재해 온 장한지 기자가 김 부장판사는 누구인지, 재판 진행 스타일은 어떤지 등을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김세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5기로 서울동부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서울고법 판사와 전주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고 지난해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 재판부인 형사합의22부의 재판장을 맡아 주요 국정농단 재판을 이끌어 왔습니다.

국정농단의 몸통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 국정농단의 수족이 됐던 안종범 전 수석,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그리고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 재판 등이 모두 김 부장판사 재판부 담당이었습니다.

법원 안팎에서 김세윤 부장판사는 피고와 원고의 말을 두루 경청하고 배려하는 ‘친절한 재판’으로 호감을 받고 있습니다. 

[김세윤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부장판사]
“지금 피고인 출석이 1~2분 정도 늦어지는 것 같습니다. 피고인들이 출석해서 입정하는 대로 재판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김 부장판사는 재판이 길어질 경우 최순실씨에게 “재판이 힘들면 잠시 쉬었다 갈까요”, “피고인, 힘들어 보이는데 괜찮나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어렵지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검찰이나 특검, 증인에겐 종종 거친 어조로 날을 세우는 최순실씨도 김 부장판사 말에는 조용히 순응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안종범 전 수석의 경우에도 “재판이 한 시간 정도 더 걸릴 것 같은데. 증인, 쉬었다 갈까요” 하며 휴정을 하는가 하면, 재판을 마친 후 지친 안 전 수석에게 “증인, 재판이 끝났으니 돌아가시고 꼭 식사하시라”는 말을 한 적도 있습니다.

안 전 수석이 자녀와 관련된 질문에 “자녀 얘기는 노출 안됐으면 좋겠다”고 하자, 김 부장판사는 법정 취재 기자들에게 “안 전 수석의 자녀 얘기는 기사에 담지 말아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마저 휴정 때 김 부장판사에게 “건강은 괜찮으시냐”, “여름 휴가는 다녀오셨냐”는 등 큰소리로 안부를 묻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하지만 재판 진행에 있어서는 칼 같이 엄격하다는 평가입니다. 

법정에서 소란을 피우는 경우 단호한 어조로 경고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 바로 퇴정 조치하고 이후 방청도 제한했습니다. 

지난해 7월 박 전 대통령이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3차례 재판에 불출석했을 때는 “출석을 계속 거부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출석 조치하고 재판할 수밖에 없다”며 ‘강제 구인’ 방침까지 밝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결국 다음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플리바게닝 논란 속에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한 장시호씨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량보다 1년 더 많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국정농단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을 감안해도 죄책이 대단히 중하다”는 게 김 부장판사가 밝힌 양형 사유입니다.

이런 합리적이고 부드러우면서도 엄격한 재판 진행으로 김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뽑은 ‘우수법관’에 선정되는 등, 그동안 여러 차례 ‘베스트 법관’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허윤 /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 
“김세윤 부장판사님은 소송 지휘가 적절했고 언행이 진중하여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에 상당히 기여하셨다는 점으로 우수법관으로 선정됐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원칙엔 단호하고 법리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세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어떤 논지로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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