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추심'은 변호사의 업무영역일까... 대한변협 '채권추심 변호사회' 만들었는데
'채권 추심'은 변호사의 업무영역일까... 대한변협 '채권추심 변호사회' 만들었는데
  • 정한솔 기자
  • 승인 2018.02.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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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채권 추심 업무는 법률사무 아냐... 변호사들이 추심하면 불법"
변협 '채권 추심은 변호사의 기본 업무... 제외한다면 민사소송법 위반"

[앵커] 대한변협이 산하에 ‘채권추심 변호사회’를 만들어 오늘(12일)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발족했습니다. ‘LAW 인사이드', 채권추심 얘기해 보겠습니다.

길 가다 보면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이런 플래카드 심심치않게 볼 수 있는데, 채권추심, 이거 빚 대신 받아내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채권 추심의 ‘추심(推尋)’을 한자로 보면 ‘밀 추(推)’ 자와 ‘찾을 심(尋)’ 자를 씁니다. 한마디로 빚 진 사람 재산을 추적해 찾아내서 받아오는 절차와 과정을 말하는데요.

법적으로는 “채권자의 위임을 받아 채권자를 대신하여 변제하기로 약정한 날까지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한 자에 대한 재산조사, 변제의 촉구 또는 채무자로부터의 변제금 수령 행위”로 보시면 됩니다.

[앵커] 보통 이런 채권추심 업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조폭, 사채업자, 이런 사람들인데 변협이 따로 ‘채권추심 변호사회’를 만들 정도로 이게 변호사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였나 봐요.

[기자] 네, 인터넷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에 ‘채권추심’ 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곧바로 연관 검색어로 ‘채권추심 전문 변호사’ 이런 단어들이 뜨구요. 스스로 채권추심 전문이라고 광고하는 변호사 광고도 실제로 인터넷에서 넘쳐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 채권추심 업체, 채권추심 업체 하는데 이 채권추심 업무라는 건 그런데 아무나 별다른 제한 없이 할 수 있나요. 어떻게 돼 있나요. 법적으론.

[기자] 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민감한 부분인데요. 일단 법적으론 이렇게 돼 있습니다.

신용정보법 4조 3항은 “채권추심업을 하려는 자는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돼 있구요.

같은 법 제27조 2항은 “채권자가 채권추심회사 외의 자에게 채권추심 업무를 위탁하여서는 아니된다” 이렇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조항은 아마 예전에 채권추심업자들의 불법행위 등이 너무 극심해 자격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일몰 이후엔 빚 독촉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이런 취지에서 마련된 조항 같은데, 변호사들도 채권추심업을 하려면 금융위 허가를 받아야 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허가를 안 받고 한다는 게 문제인데요.

금융위는 법 조항을 그대로 보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변호사들은 금융위 허가를 안 받았으니 채권추심 업무를 해서도 안 되고 채권자가 변호사들에 채권추심 업무를 맡기는 것, 둘 다 모두 불법이라는 입장입니다. 금융위 관계자 말을 직접 들어 보시죠.

[이한진 / 금융위원회 신용정보팀장]

“채권추심업이라고 하는게 법률사무를 하는게 아니라 변제금을 독촉한다든지 재산 상황을 조사한다든지 변제금을 수령하는...”

정리하면 변호사의 소송행위와 채권추심업무는 명백히 다르다는 게 금융위의 입장입니다.

[앵커] 신용정보법 규정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은데, 법을 다루는 변호사들이 막무가내로 채권추심 업무를 대리하진 않을 것이고, 변협 입장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한마디로 민사소송을 통해 의뢰인의 채권을 찾아주고 돈을 받게 하는 건 전형적인 변호사 업무 영역이라는 입장입니다.

변제 촉구나 변제금 수령 등 행위는 소송 과정에서 일상다반사로 행해지는 건데 이를 ‘채권추심 행위’ 라고 따로 규정해 금융위 인가를 받게 하고, 그걸 안 했다고 불법이라고 하는 건 본말이 전도됐다는 주장입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말을 한 번 들어보시죠

[김현 / 대한변호사협회장]

“만약 금융위원회의 해석대로라면 우리 변호사들이 신용정보법에 규정된 채권에 대해서 변제의 영수를 할 수 없다는 얘긴데 이것은 민사소송법에 명백히 위반합니다.”

변협은 일단 법무부에 ‘채권추심 변호사회’의 적법성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입장을 전달했고, 금융위원회를 관할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에도 관련 법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 취득 조항 삭제라는 변호사 직무영역 다툼에서 첫 패배를 당한 변협이 이번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선수치기에 나선 거 같네요. 마지막으로 채무자 입장에서 채권추심에 대응하는 팁, 뭐가 있을까요.

[기자] 일단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에 파산이나 개인회생절차를 법원에 신청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3조에는 “법원은 개인회생절차 개시의 신청이 있는 경우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개인회생절차 개시 신청에 대한 결정시까지 채권을 변제받거나 변제를 요구하는 일체의 행위의 중지 또는 금지를 명할 수 있다”고 돼있습니다.

즉, 일단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하면 법원에서 상황 봐서 법원이 회생신청 인용 여부 결정할 때까지 채권추심 하지 마라 이런 결정을 내려준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갚을 기미나 여력은 없는데 하루하루 극심한 빚 독촉에 시달리는 분들 계시다면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신용정보법과 변호사 직무영역 사이, 법 규정과 실제 법 현실 사이,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필요해 보이네요. 잘 들었습니다.

 

정한솔 기자 hansol-ju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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