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변 변호사 3명 징계” 황당한 법무부... 김영한 비망록으로 본 전말
[단독] “민변 변호사 3명 징계” 황당한 법무부... 김영한 비망록으로 본 전말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8.02.08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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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영한 민정수석 비망록에 '변호사 정지. 법무부 징계... 추진 현황 보고 要' 메모
간첩 조작 사건 등 시국사건, 세월호 관련 재판, 군 의문사 사건 맡았던 변호사들
검찰, 메모 일주일 뒤 변협에 3명 변호사 징계 신청... 변협 "사유 없다" 두 차례 기각
검찰, 법무부에 이의신청... 법무부 "징계위원회 출석" 통지했지만 신청 주체부터 바뀌어

[앵커 멘트]

법무부가 내일(9일) 김인숙 변호사 등 민변 소속 변호사 3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합니다.

절차적으로도 실체적으로도 변호사법을 위반한 ‘황당 징계’ 라는 것이 김 변호사 등의 주장인데요.

거슬러 올라가면 이 문제도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관련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장한지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법률방송이 단독 입수한 박근혜 정부 시절 고 김영한 민정수석이 작성한 비망록입니다.

2014년 9월 6일 작성된 메모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간첩 무죄 (부실·불법) 수사도 적폐. 철저하고 치밀한 업무 처리로 정상적인 대한민국 만들어야. 트집 잡히지 않도록 완벽하게‘

닷새 뒤인 9월 11일 작성된 메모입니다.

‘장경욱 변호사 철저 고발 건 조사. 변호사 정지. 법무부 징계‘ 이런 단어들이 나열돼 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10월 26일 작성된 메모입니다.

‘민변 변호사 징계 추진 현황 보고 요(要)’ 라고 돼 있습니다.

일련의 메모를 종합하면 검찰과 법무부를 관장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장경욱 변호사 등 특정 변호사들의 징계를 추진했고, 관련 사항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겁니다.

[장경욱 민변 변호사]
“‘長’이라는 표시가 돼있어요 업무일지에. 그렇다면 이것은 결국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의 지시 하에 법무부와 검찰 관련한 업무를 하는 김영한 민정수석 통해서 검찰의 민변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를 기획해서 지시해서...”

고(故)김영한 민정수석 비망록에 언급된 ‘민변 변호사’들은 김인숙, 김희수, 장경욱 변호사 이렇게 세 명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간첩 조작 사건 같은 시국 사건, 세월호 관련 재판, 군 의문사 사건 등 정권 입장에서 달가울 리 없는 사건들을 골라 맡았다는 점입니다.

이들 변호사들을 눈엣가시처럼 보던 정권이, 징계를 추진한 겁니다.

검찰은 실제, ‘징계 추진 현황 보고를 요한다’는 김영한 민정수석 메모 작성 일주일 뒤인 2014년 11월 3일, 변호사 징계권을 갖고 있는 대한변협에 김인숙 변호사 등에 대한 징계를 신청했습니다.

이들이 의뢰인들에게 진술 거부나 혐의 부인 등을 요구해, 변호사법을 어겼다는 게 검찰의 징계 신청 사유입니다. 

[김인숙 민변 변호사]
“징계 청구가 단순한 공안 검사들의 치졸한 복수극이 아니라 청와대·법무부·서울지검 서로 협력해서 민변 변호사들한테 징계를 청구함으로써 해당 변호사의 업무를 정지시키고, 방해하려는 사악한 계획 하에 이뤄졌다...”

변협은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검찰 징계 신청을 모두 ‘징계 사유가 없다’며 기각했습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이 사건 보면 첫째, 징계 사유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진술 거부권을 하게 했다는 것, 이것들은 변호사들이 할 수 있는 변론 범위 내거든요. 면밀히 검토해서 기각을 했고...”

그러자 검찰은 2016년 7월, 이번엔 법무부에 변협 징계위원회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 김인숙 변호사 등에 대한 징계를 다시 신청합니다.

변호사법 98조, ‘징계의 집행’ 조항은 “징계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장이 집행한다”고 돼 있습니다.

변협 징계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하는 절차가 있지만 이는 통상 징계 결정에 불복해 내는 이의신청이지, 이번처럼 ‘징계 사유가 없다’는데 징계를 해달라고 이의신청을 하는 건 찾아보기 힘든 경우입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저희가 자율적인 징계권을 갖고 있어서 회원들이 잘못하면 저희가 가차 없이 엄격히 징계를 하고 그것이 저희 자랑이었는데...”

당시 박근혜 정권 눈치를 본 검찰의 해프닝 정도로 치부했던 김 변호사 등은, 그런데 지난 2일 법무부에서 ‘황당한’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개최되니 출석하라는 출석 통보서입니다.

[김희수 민변 변호사]
“그걸 받고 떠오르는 단어 하나는 춘래불사춘. 봄은 왔는데 봄이 아니구나, 입춘은 왔는데 아직도 춥구나, 정권은 바뀌었으나 법무부와 검찰은 전혀 바뀌지 않았구나...”

통지서 내용은 더 황당합니다.

‘변협 징계위원회 징계 결정에 대한 귀하의 이의신청과 관련하여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개최‘ 한다고 돼 있습니다.  

검찰이 낸 이의신청이 김 변호사 등이 낸 이의신청으로, 변협의 ‘징계 기각’이 ‘징계 결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거꾸로 돼 있는 겁니다. 

법무부가 제대로 보지도 않고 오로지 징계를 위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게 이들 변호사들의 주장입니다.

[김희수 민변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징계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 법무부에서 징계를 할 수가 없어요. 박근혜 정권시절에 그런 법률에도 근거하지 않고 징계를 하겠다고 하는 초법적 발상과 행동을 했는데, 똑같은 행동을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반복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경악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법무부는 법률방송의 관련 질의에 대해 공식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대신 한쪽짜리 회신문을 보내와 “현재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관련 징계 절차가 계속 중이므로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가 적절하지 않음을 양해해 달라” 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내일 예정대로 김인숙 변호사 등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김 변호사 등은 절차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법적 근거가 없는 명백한 부당징계라며 징계위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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