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 웃는 아이 웃음 한 조각이 재소자 언 마음 녹입니다"... 어떤 교도소, 어떤 교도관 이야기
"깔깔 웃는 아이 웃음 한 조각이 재소자 언 마음 녹입니다"... 어떤 교도소, 어떤 교도관 이야기
  • 정한솔 기자
  • 승인 2018.02.02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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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친화적 접견실' 운영 여주교도서 이권상 사회복귀과장

[앵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가 가족들과 함께 펀안한 소파에 앉아 치킨도 먹고 피자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눈다.

북유럽 선진국 교도소 어디서나 있는 일일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런 교도소가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가족 친화적 접견실’을 운영하는 여주교도소가 바로 그 곳인데요. 

법률방송 현장기획, 정한솔 기자가 여주교도소 이권상 사회복귀과장을 만나 관련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리포트]

문을 열고 들어서자 노란색, 주황색 밝은 색 소파와 벽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녹색 책꽃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책꽂이엔 동화책 등 이런저런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고 소파엔 강아지와 곰돌이 인형이 놓여 있습니다. 

언뜻 어린아이가 있는 평범한 가정집 거실 같지만 이곳은 사실 여주교도소 가족 접견실입니다. 

[이권상/ 여주교도소 사회복귀과장]
“책도 있고 뒹굴 수 있고 그 다음에 장난감으로 놀이도 할 수 있고 또 분위기가 좋으면 애기가 아빠나 엄마 앞에서 노래도...”

여주교도소가 가족 접견실을 지금처럼 바꾼 건 지난 해 5월.

그 전까지는 여느 교도소와 마찬가지로 여주교도소도 깨끗하지만 무미건조한 흰색 벽과 바닥, 서로 마주보고 앉아야 하는 뭔가 좀 어색하고 딱딱한 분위기였습니다.

[이권상/ 여주교도소 사회복귀과장]
“교도소라는 그런 이미지 자체도 딱딱한데 또 자녀들이 오면서 보는 이미지 자체가 차갑고 무겁고 딱딱하고 이런 분위기...“  

엄마·아빠, 부모와 자식... 피붙이 혈연이니 안 볼 수는 없고, 찾아와 보면 뭔가 더 어색하고 딱딱해지는 분위기.

궁리 끝에 여주교도소는 지금처럼 연초록 밝은 벽에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가족 접견실을 바꾸었습니다.  

[이권상 / 여주교도소 사회복귀과장]
“자녀의 눈으로 어떻게 하면 좀 따뜻하게 할까 이런 생각 끝에 가족 접견실 할 때 좀 가족, 아동 친화적인 걸로 하자 이렇게...”

전자레인지 같은 간단한 취사도구를 들여 놓은 것도 그런 차원입니다.

교도소에선 구경도 할 수 없는 피자나 치킨, 집에서 정성껏 싸온 음식을 데워서 함께 나눠 먹는,

단순히 ‘음식’이 아닌 가족의 ‘사랑’과 ‘온기’를 함께 나누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 배려입니다.

[이권상/ 여주교도소 사회복귀과장]
“서로 돌보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저는 혈연관계에 있는 가족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사회에 이 사람들이 나가기 전에 유대관계를 꾸준히 유지해야...”

가족 친화적 접견실. 소소한 변화 같지만 바뀐 건 단순히 접견실 벽지나 소파 색깔에 그치는 게 아닙니다. 

장소가 바뀌니, 분위기가 바뀌니, 사람의 마음도 바뀌었습니다.

[이권상/ 여주교도소 사회복귀과장]
“공간 자체가 좀 포근하고 이런 분위기 때문에 수용자 자체도 마음이 많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가족들도 서로 간에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많이 진실한 대화도 하고...”

특히 남편이나 아내의 수감으로 가정이 깨질 위기에 처한 ‘위기의 가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게 이 과장의 설명입니다.

[이권상/ 여주교도소 사회복귀과장]
“특히 이혼하려는 위기 가족들에게는 서로 간에 마음을 많이 얘기하다 보니까 자기 마음에 담고 있던 얘기를 많이 해서 많이 풀리고 해서...“ 

나아가 이런 친화적 가족 접견은 재소자 본인에게도, 재소자의 자활 의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살아가야 할 이유와 책임감을 갖게 되고, 직업 훈련이나 교육 등을 적극적, 능동적으로 받는다는 겁니다. 
 
[이권상/ 여주교도소 사회복귀과장]
“접견을 하게 되면 수용자가 심적으로 또 안정이 됩니다. 안정이 되고 수용자에게 어떤 ‘내가 이 사람들을 꾸려갈 사람이다’ 이렇게 책임감도 많이 생기고...”  

여주교도소에서 처음 시작한 가족 친화적 접견실은 현재 김천소년교도소, 정읍교도서 등 7곳으로 늘어났습니다.

“아이의 깔깔거리는 웃음 한 조각, 말 한 마디가 마음이 얼어붙은 재소자를 녹인다“

이권상 여주교도서 사회복지과장의 말입니다.

처벌과 단절이 아닌 소통과 공감. 

법무부는 여주교도소에 처음 설치된 ‘가족친화 접견실’로 대표되는 소통과 공감의 교도 행정을 전국 모든 교도소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법률방송 정한솔입니다. 

 

정한솔 기자 hansol-ju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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