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현판 소주로 소독" 퍼포먼스, "Me Too" 들불처럼... 서지현 신드롬
"대검 현판 소주로 소독" 퍼포먼스, "Me Too" 들불처럼... 서지현 신드롬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8.02.01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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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개 여성시민단체 전국 16곳서 동시 집회 "검찰 성폭력 적폐 청산하라"
여성 변호사 등 법조계도 "나도 당했다" 줄 이어... "Me Too" 사회현상으로
"'꽃뱀' 소리 들을까봐 말 못해"... "성폭력 피해자 보호 시스템부터 구축해야"

[앵커 멘트]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폭로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SNS에선 이른바 ‘미 투'(Me Too) 캠페인, ‘나도 당했다’는 고백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검찰 조직 문제 차원을 넘어 사회 전반에 하나의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 투’ 캠페인, 어떤 내용이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법률방송 현장기획, 장한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문무일 검찰총장 출근을 앞둔 오늘(1일) 오전 9시, 대검 정문 앞에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습니다.

[현장음]
“대검찰청 뭐하는 짓거리냐, 여검사들 성추행이나 하고.”

대검 관계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곤혹스런 기색이 역력합니다.

[현장음]
“대검찰청 대개혁을 실천하라. 검찰개혁 말로만 하지 마라.”

서지현 검사의 검찰 성추문 폭로에 대해, 대검 현판을 소주로 소독하고 닦아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겁니다. 

[현장음]
“놔두거라. 이제 닦아야지. 닦지 않으면 이게 더 썩어.”

[홍정식 / 활빈단 대표]
“‘처음처럼’ 하라는 뜻입니다. 때밀이는 자기 때는 못 벗기면서 자신들이 누구를 수사하고 또 법원에 기소하려고...”

같은 장소, 이번엔 족히 100명은 돼 보이는 여성들이 ‘검찰 성폭력 적폐 청산’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현장음]
“검찰은 조직 내 성폭력을 수사하라!”

무려 50개 여성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검찰 성폭력 규탄 합동 기자회견을 연 겁니다.

이들은 서울뿐 아니라 부산, 광주, 경기 등 전국 1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임윤옥 /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
“우리는 이 검사 분이 8년 동안 당해왔던 고통에 연대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 분명한 가해자 처벌, 직장 내 성폭력 근절, 성차별 근절을 위해서 끝까지 감시하고 더 용기 있게 나설 것입니다.”

평소 잘 웃는 문무일 검찰총장은 웃음기 싹 빠진 얼굴로 철저한 진상 규명을 거듭 다짐했습니다.

[문무일 검찰총장]
“(특조단 꾸려졌는데 가장 먼저 지시할 사항 있으신지요.)”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성추행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하며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나도 당했다', 이른바 미투(Me Too)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도화선이 된 건 서지현 검사입니다.

서 검사는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실명으로 털어놓으며 “10년 전 한 흑인 여성의 ‘미투’ 운동이 세상에 큰 경종이 됐다”며 자신의 고백이 “내부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라도 됐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온라인과 SNS에선 ‘나도 당했다’는 고백이 봇물 터진 듯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로스쿨 시절 유부남 교수가 취업을 빌미로 불러내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법조인인 제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괴롭다”

“소위 ‘진보 인사’가 맞은편에 앉아 있다가 내 옷 앞단추를 풀었다. 저항하자 그 뒤로는 성적인 폭언이 이어졌다“

“검사 출신 변호사가 안으려고 해 거부하자 ‘아마추어처럼 왜 이러냐’고 했다”

모두 현직 변호사 등 여성들이 신체적·언어적 성폭력 피해 사실을 SNS에 털어놓은 내용입니다.

이들의 한결같은 호소는 “‘그 놈의 꽃뱀’ 소리 들을까봐 용기를 내지 못하고 스스로 포기한 게 제일 괴롭다”는 것입니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입니다.

[위은진 /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특히 어렵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말한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및 불리한 처우를 방지하기 위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구축하여...“

사실 이번 파문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센’ 직업에 속하는, 그 스스로 법률 전문가인 검사도 성추행을 당하고 8년 간이나 벙어리 냉가슴 앓듯 했는데, 다른 일반 피해자들은 어떻겠나 하는 측면도 큽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미투 캠페인이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시민단체 활빈단 회원들이 대검찰청 현판에 소주를 뿌리며 "검찰개혁 실천"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오른쪽). 뒤이어 여성단체 회원들이 "검찰 성폭력 적폐 청산"을 외치며 집회를 열고 있다. /박태유 기자 taeyu-park@lawtv.kr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시민단체 활빈단 회원들이 대검찰청 현판에 소주를 뿌리며 "검찰개혁 실천"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오른쪽). 뒤이어 여성단체 회원들이 "검찰 성폭력 적폐 청산"을 외치며 집회를 열고 있다. /박태유 기자 taeyu-park@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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