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 전 옥시 대표 징역 6년 등 확정...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무죄
피해자들 "면죄부 판결... 국회 특조위 및 특별검사 통해 재수사해야"

[앵커]

‘안방의 세월호 참사’로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습니다.

지난 2011년 문제가 처음 불거진 뒤 7년 만인데 피해자들은 ‘솜방망이 처벌’ 이라며 법원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철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법원 1부는 오늘(25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세퓨’ 제조사 오모 전 대표 징역 5년,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 금고 3년, 김원회 전 홈플러스 본부장 징역 4년 등 모두 16명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1, 2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검찰은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 대해 징역 20년, 존 리 전 옥시 대표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신현우 전 대표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의 흡입 독성이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전혀 확인해본 적이 없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신 전 대표에 대해 피해 회복에 노력한 점 등을  사유로 징역 6년을 선고하는 등 1심보다 형을 감경해줬고 오늘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습니다.

무죄가 선고된 존 리 전 대표는 “대표이사 재직 당시 제품의 안정성이나 광고 문구가 거짓이라고 의심할 만한 보고를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법원 판단입니다.

피해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판결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강 은 / 가습기살균제 천식피해자대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람 살인죄를 지었습니다. 사람을 죽였습니다”

검찰이 집계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 사상자 수는 270여명.

피해자들이 자체 집계한 사망자 1천 301명 등 6천명에 육박하는 사상자 규모와는 차이가 큽니다.

피해자들은 나아가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이 2011년 11월인데, 5년이 지난 2016년에야 본격적인 검찰 수사가 시작된 것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그 사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업체 측엔 증거 인멸 등의 시간을 벌어줬고, 애경 이마트 등 일부 업체나 관계자들은 아예 수사 자체를 받지 않는 등 애초 문제가 많았다는 겁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12월 시행된 ‘사회적 참사법’에 따른 국회 특조위 차원의 재 진상 규명과 특별검사 임명을 통한 재수사와 기소를 촉구했습니다.

[장동엽 / 참여연대 선임간사]

“옥시를 비롯해서 이미 관련자들 처벌이 끝났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계속 진상조사를 통해서 더 심각한 피해상황들 밝혀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재판은 끝났지만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는 게 피해자들의 입장입니다.

사회적 참사법에 따른 국회 2기 특조위가 어떤 활동과 역할을 할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이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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