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 전 수석 증언 번복·청와대 캐비닛 문건, 유죄 ‘스모킹 건’
박준우 "조 전 수석에게 블랙리스트 지원배제 인수인계했다"
재판부 "청와대 문건, 정무수석실 지원배제 관여 보여주는 증거"

[앵커] 문화계 블랙리스트 항소심 얘기 더 해보겠습니다. ‘LAW 인사이드’ 장한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장 기자, 조윤선 전 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는데, 조 전 장관 혐의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조 전 수석이 받는 혐의는 크게 4가지입니다.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 영화 관련 지원배제, 도서 관련 지원배제 각각 직권남용 및 강요와 국회에서의 위증, 이렇게 네 가지입니다.

이 가운데 블랙리스트 관련 3건은 1심에서 무죄, 국회 위증만 일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났습니다.

그런데 오늘(23일) 항소심에서 4가지 혐의가 전부 유죄로 인정돼 다시 법정 구속돼 구치소에 재수감됐습니다.

[앵커] 1심 블랙리스트 무죄 사유가 어떻게 됐었죠.

[기자] 네, “정무수석으로서 신동철이나 정관주가 지원배제에 관여하는 것을 지시하거나 이를 보고받고 승인하는 등의 행위를 담당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1심 재판부 판단이었습니다.

[앵커] 그런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180도 뒤집어진 건데, 무엇 때문인가요.

[기자] 네, 크게 두 가지인데요. 박준우 전 정무수석이 증언을 번복한 것, 그리고 특검이 제출한 청와대 캐비닛 문건 등 새로운 증거가 반영된 것,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앵커] 박준우 전 정무수석 진술이 어떻게 달라졌다는 건가요. 

[기자] 네, 박 전 수석은 조윤선 전 정무수석의 전임 수석인데요. 

박 전 수석은 지난해 5월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서 "조 전 장관을 만난 건 맞지만, 민간단체보조금 TF에 대해 설명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조 전 수석이 TF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면 제가 그렇게 말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블랙리스트 관련 업무 인수인계를 하지 않았고 조 전 수석은 이를 몰랐을 것이라는 게 박 전 수석 증언 취지고 이에 따라 1심 재판부는 조 전 수석 블랙리스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겁니다.

[앵커] 항소심에선 박준우 전 수석이 증언을 달리 했나 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박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항소심 재판 증인으로 나와서 "조 전 장관에게 미안해서 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했다. 지금 생각하니 제가 어리석었다"며 진술을 번복했는데요.

박 전 수석은 "조 전 수석에게 '좌파단체 지원배제는 정무수석실에서 계속 담당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면서 "TF에 대해 인수인계를 했다"며 1심 증언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앵커] 조윤선 전 수석 입장에선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었겠네요. 청와대 캐비닛 얘기는 뭔가요.

[기자] 네, 현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전임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생산한 문건들 중 청와대에 방치된 캐비닛에서 발견한 다량 문건 중 일부인데요.

문건에는 김기춘 전 실장이 조윤선 전 수석과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나 보고를 주고받은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는 해당 문건들을 특검과 검찰에 제출했고, 특검은 이를 다시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조윤선 전 장관 측은 항소심에서 해당 문건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증거 능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조 전 장관 측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정무수석실에서 좌파 지원배제에 관여한 것을 보여주는 유력한 증거" 라는 게 재판부 판단입니다.

결국 이 두 가지 이유들로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유죄를 선고받고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180일 만에 다시 구치소에 재수감됐습니다. 

[앵커] 네, 오늘 보니 조 전 장관 항소심 선고공판 들어갈 땐 흰 머플러를 하고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머플러를 풀고 나왔던데, 구치소 들어가면 어차피 압수당할 거여서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직 장관 신분 최초 구속과 집행유예 석방, 다시 재수감, 조 전 장관 운명도 참 기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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