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구해오면 성관계... 갔더니 여성은 없고 경찰만"... 함정수사 용인 범위는
"마약 구해오면 성관계... 갔더니 여성은 없고 경찰만"... 함정수사 용인 범위는
  • 전혜원 앵커, 유정훈 변호사
  • 승인 2018.01.19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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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 있는 자에게 '기회 제공형' 함정수사는 용인
범의 없는 자 부추기는 '범의 유발형' 수사는 위법
함정수사 피하다 사망하기도... '수사 윤리' 문제 제기
인신매매 등 반인륜 범죄 대해서는 허용하는 추세

[앵커] SNS에서 마약을 해본 사람들만 아는 은어를 사용해 "마약을 구해 오면 성관계를 해주겠다"는 말에 마약을 구해 호텔로 갔습니다. 그런데 기다리던 사람은 성관계를 해주겠다던 여성이 아니라 경찰이었습니다. 

유정훈 변호사의 '뉴스와 법', 오늘(19일)은 함정수사에 대해 얘기 해보겠습니다. 이런 함정 수사 사례가 꽤 있는 모양입니다.

[유정훈 변호사] 경찰이 중고판매 사이트에서 물품을 살 것처럼 접근해서 장물임을 확인하거나 마약을 살 것처럼 해서 마약상을 검거하는 것 등을 함정수사라고 합니다.

마약, 뇌물, 조직범죄와 같은 그런 범죄 수사에 함정수사가 많이 사용되고 있고, 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안 하면 수사가 안 되는 건가요.

[유정훈 변호사] 앞서 말씀드린 범죄들은 음성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지다보니 범인을 잡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 현장에서 검거하지 않으면 처벌하기 어려운 점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함정수사가 적법한 수사기법으로 인정되고 있기도 하고,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하지만 수사기관이 실적위주로 함정수사를 진행하면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유정훈 변호사] 경찰이 손님인척하며 성매매 함정수사를 했는데요. 성매매를 하러 나온 여성이 도망가려다 모텔 창문애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요.

수사에 있어서도 윤리성이 필요한데, 경찰이 마약을 한 여성에게 구속을 면하게 해주겠다면서 (채팅으로) 마약사범을 유인하는 역할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경찰이 무분별하게 함정수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앵커]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수사 기법이기도 한 거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제약이나 제한 없이 허용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가요.

[유정훈 변호사]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범의를 가진 범죄자에게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기회 제공형 함정수사'는 경우에는 위법하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범의가 없는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사용해서 범의를 유발케 하는 '범의 유발형 함정수사'는 위법하다고 보기도 합니다.

수사의 윤리성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범죄를 교사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범의 유발형 함정 수사, 어쨌든 붙잡힌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긴 저지른 거잖아요. 법원 판결은 어떻게 됩니까.

[유정훈 변호사] 범의 유발형 함정수사의 경우에 무조건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경우에는 공소제기 절차 자체가 법률에 위반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고 있습니다.

[앵커] 관련 사례나 판례들이 있나요.
 
[유정훈 변호사] 경찰관이 노래방 손님으로 가장해서 도우미를 요청한 함정수사 사례가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경찰관이 단속 실적을 올리기 위해 어떤 제보나 첩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단속에 임했다는 점, 그리고 업주에게 수차례 거절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요청으로 도우미를 불렀다는 그런 점 때문에, 이런 것을 감안해서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본 사례가 있었고요.

그렇지만 경찰이 쓰러져 취객을 감시하고 있다가 취객을 데리고 가는 척하며 지갑에 손을 대는 절도범을 체포한 경우는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로 봐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만약에 내가 위법한 함정수사로 피해를 당했다, 이러면 대응할 수 있는 방안 같은 게 있을까요.

[유정훈 변호사] 범죄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습니다. 국가기관이 범죄를 교사한 거니까요.

그렇지만 아까 말씀드린 함정수사의 필요성 때문에 그 자체를 위법하다고 보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기관에게 어떤 책임을 묻기도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경찰이 함정수사를 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우발적인 사고를 대처하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는 직무상 과실로 보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함정수사에 있어서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서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있기는 합니다.

[앵커] 함정수사, 해외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유정훈 변호사] 미국의 경우 경찰관이 길거리에서 성매매 여성으로 위장하거나 여성을 고용해 유인책으로 활용 하는 함정수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나라의 경우에도 성범죄라든지 인신매매 등 반인륜적인 범죄에 대해서는 함정수사를 적법한 수사기법으로 인정하고 있고,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흔히들 '필요악' 이라고 하는데, 함정수사가 없는 범죄 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진행되고 있는 범죄 잘 잡아낼 수 있도록 적정선에서 잘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전혜원 앵커, 유정훈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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