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5회 낙방... 군 복무 중 로스쿨 합격, 법조인 꿈 이어가
대법원 주관 '가인 법정변론 경연대회'... 지난해 '서류 탈락'
올해 형사부문 우승... "필드에서 만납시다" 수상 소감 화제
"아낌 없이 주는 나무... 맡은 바 소임 다하는 법조인 될 것"

[앵커]

법률방송은 그제(3일) 대한민국 최고 권위 '제9회 가인 법정변론 경연대회', 그 뜨겁고 생생한 현장을 전해드렸는데요.

치열한 경쟁 끝에 민사부문은 서울대 로스쿨 백대열씨 팀이, 형사부문은 충북대 로스쿨 유동열씨 팀이 각각 차지했습니다.

“필드에서 만납시다” 라는 수상 소감을 남겨 화제가 된 34살 늦깎이 학생의 좌절과 꿈, 희망.

법률방송 현장기획 이철규 기자가 유동열씨를 만났습니다.

[리포트]

[이정용 (검사 측) / 충북대 로스쿨]

“이러한 절차를 밟아나가는 시간적, 인적 비용 역시 고려되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회사로서는 근저당 설정등기가 된 시점에 예상할 수 있는 손해가 이미 발생한 것입니다.”

전국 25개 로스쿨에서 107개 팀이 참여해 열띤 경연을 벌인 제9회 가인 법정변론 경연대회.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호를 딴 가인 법정 경연대회는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주관하는 국내 최고 권위 변론 경연입니다.  

난다긴다하는 예비 법조인들 사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해 형사부문 우승, ‘가인상’ 수상의 영광은 충북대 유동열, 임영빈, 이동영씨 팀이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유동열씨의 패기 넘치는 수상 소감.

[유동열 / 충북대 로스쿨 2학년]

"이제 1년 남았습니다. 1년 동안 같이 힘내서 1년 뒤에는 ‘필드’에서 서로 좋은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필드에서 만납시다" 가인상 수상 다음 날 동열씨를 모교인 충북대에서 만났습니다.

하루 만에 수백 통의 축하 전하와 메시지를 받았다는 동열씨,

패기만만했던 수상 소감과는 달리 지금도 얼떨떨하다며 수줍게 웃습니다.

[유동열 / 충북대 로스쿨 2학년]

“아직까지도 실감이 안 납니다. 1등은 전혀 예상도 못하던 것이라서. 막상 불리고 나니까 단상 위에서 아무 생각이 없더라고요. 그냥 좋아가지고 팀원 껴안았던 것만...”

올해 우리나라이로 34살, 어떻게 보면 늦깎이 학생입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며 5년가량 사법시험을 준비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진 못했습니다.

[유동열 / 충북대 로스쿨 2학년]

“기약 없이 공부를 하는 게 제일 힘들었죠. 그때 합격률을 얼핏 계산해 보니까 1차 시험장 같이 들어가면 그 고사장에서 최종 합격이 1명 정도...”

힘들고 기약 없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놓을 수가 없었던 법조인의 꿈.

동열씨는 공군 장교로 복무하던 지난 2015년 충북대 로스쿨에 합격했고, 제대 뒤인 2016년부터 학교를 다니며 다시 법조인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유동열 / 충북대 로스쿨 2학년]

“(사시에서 계속 떨어지니까) 자존감도 낮아지고 지치고 그런 면도 있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아, 이제 안되겠다’ 싶어서, 그래서 빨리 졸업하고 군대를 갔는데 그때 복무하면서 틈틈이...” 

사실 동열씨는 가인 경연대회도 ‘재수’를 했습니다.

작년 8회 대회에 지원했지만 서류 심사도 통과 못하고 떨어졌습니다.

1년을 친구들과 함께 절치부심했습니다.  

[유동열 / 충북대 로스쿨 2학년]

“친구들이 원래 다 성격이 좋아서 잘 따라와 줬고, 특별히 재판부에서 아무 한 명이나 지목해서 질문을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답변할 정도까지는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국립대라곤 해도 지방대인 충북대 로스쿨에서 가인 대회 입상자를 배출한 건 이번이 두 번 째.

가인상 우승을 배출한 건 동열씨 팀이 개교 이래 처음입니다.

[이재목 /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우리 대학에서, 거점 국립대학에서 우승자가 나왔기 때문에 앞으로 거점 국립대학의 위상을 과시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어떤 모티브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유동열 / 충북대 로스쿨 2학년]

“저도 선배들한테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 저도 이제 받은 만큼 제가 쌓아온 노하우를 후배들한테 다 이제 전수, 전수라 해야 하나 공유라 해야 하나, 다 해 줄 생각입니다”

로스쿨 학생으로 세울 수 있는 최대 목표치, 가인상은 이제 달성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내년에 치러질 변호사시험에 합격, ‘예비 법조인’에서 ‘예비’ 꼬리표를 떼고 ‘법조인’이 되는 겁니다. 

[유동열 / 충북대 로스쿨 2학년]

“합격을 한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부모님 찾아 가서 그동안 뒷바라지 해주셔서 감사했다는 말씀을 제일 먼저 드려야겠죠. (법조인이 되면) 어떤 권한을 가지는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부여가 된 바가 있으니까 거기에 따라서 성실히...”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유동열씨,

장래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동열씨의 미래와 발걸음이 기대됩니다.

법률방송 이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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