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제 숙명이라면..." 했던 네번째 소환 때와 달리 '굳은 표정' 역력
''불법사찰이 민정수석의 통상 업무라고 생각하나" 취재진 질문에 "네" 답변
두번째 영장 기각 권순호 판사 심리... 영장 발부 여부 '적폐수사' 갈림길 될 듯

[앵커]

자신에 대한 두 차례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시킨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오늘(14일) 세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다시 법정에 섰습니다.

검찰과 우 전 수석은 점심도 걸러가며 5시간 넘게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습니다.

석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는 우병우 전 수석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우 전 수석은 국정원에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 공직자와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을 지시하고, 이를 비선 보고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우 전 수석은 이를 '민정수석의 통상 업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우병우 / 전 청와대 민정수석]

“불법사찰이 청와대 민정수석의 통상적인 업무라고 생각하십니까.”

“네.”

우 전 수석은 또 정권에 비판적인 진보 성향 교육감 뒷조사에 관여하고, 이른바 '과학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이 영장이 두 번 기각된 동일 인물에 대해 세 번째로 영장을 청구한 건 극히 이례적입니다.

검찰이 그만큼 국정농단 수사의 최대 초점으로 우 전 수석 수사와 기소를 꼽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 전 수석은 오늘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이같은 검찰의 주장과 논거를 반박하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 영장실질심사는 우 전 수석에 대한 두 번째 영장을 기각했던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다시 맡았습니다.

관련해서 법원은 "컴퓨터 추첨으로 배당됐을 뿐"이라고 이례적으로 배당 사유를 밝히며 억측을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오전 10시 반 시작된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4시를 조금 넘겨 끝났습니다.

법정을 나온 우 전 수석은 검찰 호송차에 실려 피의자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했습니다.

우 전 수석 영장 발부 여부는 오늘 밤늦게나 내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 번의 검찰 및 특검 소환 조사와 세 번의 구속영장 청구.

우병우 전 수석이 '법꾸라지' 정도가 아니라 '불사조' 수준으로 살아남을지, 검찰이 우 전 수석의 신병을 확보할지, 법원 판단이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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