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위 법관 31명 소집... 사법개혁 소신 밝히고 의견 청취
"사법 패러다임 바꿔야... 재판의 주체는 각 재판부의 법관들"
"공정한 재판은 법관의 깊은 고뇌에 있다... 법관, 노력 다해야"

[앵커]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 두 달 반 만에 처음으로 '전국 법원장 회의'를 소집하고 법원 개혁 구상을 밝히며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요약하면 '수직화된 법원 조직을 수평적으로, 재판에 전념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입니다.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지, 석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국 각급 법원장 31명을 소집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법원 개혁에 대한 소신과 방향을 밝혔습니다.

재판 중심 사법행정 구현, 그리고 수평적 조직 문화로의 이동이 핵심입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향후 철저히 일선 재판을 중심으로 사법행정이 이뤄지는 대원칙이 수립되기를 희망한다”는 말로 운을 뗐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변화된 사법 환경에 적합한 인사제도를 확립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일선 단독 및 배석판사-지법 부장판사-고법 부장판사-법원장으로 이어지는 법원 내 수직 서열 구조를 깨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핵심은 '법관의 꽃'이라 불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 폐지입니다.

김 대법원장은 고법 부장판사 승진을 없애고 지법 판사는 지법에서, 고법 판사는 고법에서 근무하는 '법관인사 이원화' 추진 방침을 밝혔습니다.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을 서열 개념이 아닌 '수평적 위치'로 다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법원행정처의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예고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는 일선 법관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제공하고 법관들을 돕는 것이 본연의 모습일 것”이라고 법원행정처 위상을 정리했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재판의 주체는 분명 각 재판부의 법관들이고, 사법행정이 재판을 이끌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지원'하는 조직이 아닌 '군림'하는 조직으로 변질된 법원행정처의 위상과 역할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겁니다.

전국 최고위 법관들이 모인 오늘 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은 또 '판사 블랙리스트' 재조사와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문제, 법관 사무분담 개선, 법관 평정 시스템 개선 등에 대한 법원장들의 의견을 듣고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일선 판사들에 대해서도 "공정한 재판은 법관의 깊은 고뇌에 있다"며 "법관은 사건의 쟁점과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판에 전념하는 법원 조직을 만들겠다'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개혁 구상이 어떻게 실현될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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