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취임... '따뜻하고 열린 헌재' 강조
“헌재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릴 의무가 있다”
취임사서 ‘균형’ 5차례 언급...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

[앵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오늘(27일) 취임식을 갖고 내년 9월까지 헌재소장 공식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이 헌재소장은 취임사에서 “헌재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헌재가 되어야 한다”며  따뜻하고 열린 헌재를 강조했습니다.

한 편의 시 낭송회 같았다고 하는 이진성 헌재소장 취임식을 장한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300일 만에 자리를 찾은 헌법재판소장 취임식은 소탈하면서도 화기애애하게 진행됐습니다.

이진성 헌재소장은 담담하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로 헌재의 과거와 오늘, 미래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이 헌재소장은 먼저, 지난 1988년 설립된 헌법재판소가 87년 민주항쟁의 결과물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소는 진정한 민주국가를 향한 온 국민들의 염원 속에 탄생하였습니다. 그 후 수많은 결정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켜왔습니다.” 

헌법 수호의 보루라는 자부심과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진성 헌재소장은 동시에, 헌재가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서는 안된다고 ‘오만’과 ‘안주’를 경계했습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우리가 혹시 ‘그들만의 리그’에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아야 합니다. 다른 국가기관들처럼 헌법재판소도 자신의 권한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긴장감을 놓쳐 현실에 안주하거나 독선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 헌재소장은 그러면서 “헌재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릴 의무가 있다”며 ‘열린 헌법재판소’를 헌재의 미래상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실질적 민주화‘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던 때에 헌법재판소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우리 재판소는 ‘실질적 의미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선언해야 할 새로운 시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열린 헌법재판소’를 목표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이 헌재소장은 “선례를 존중하되 얽매이지 말라”며, ‘속깊은 사고’와 ‘진정성’, ‘균형 잡힌 시선’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 헌재소장은 10분 남짓한 취임사에서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며 ‘균형’이라는 단어를 5번, 가장 많이 언급했습니다.

이 헌재소장은 일제강점기 당시 맹인 걸인 부녀의 고단하지만 따뜻한 삶을 그린 김종삼 시인의 ‘장편(掌篇) 2’ 라는 시를 낭독하는 것으로 취임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실질적 민주화’를 넘어선 ‘실질적 정의’의 구현. 이진성 헌재소장이 구현하려는 헌재의 모습입니다. 

이진성  헌재소장은 ‘시간의 길이보다는 시간의 깊이가 더 중요하다‘는 말로, 내년 9월까지 1년도 채 안 남은 짧다면 짧은 헌재소장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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