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후보자, 모두발언서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詩 낭독
국가관·낙태죄·성범죄 등에 대한 소신 관련 질문 이어져
여야, 개인비리·정치편향 등 큰 공방 없이 무난하게 마무리

[앵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늘(22일) 열렸습니다. 이슈플러스, 석대성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석 기자, 295일째 공석인 헌재소장, 오늘 인사청문회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땠는지부터 먼저 전해주시죠.

[기자] 이진성 후보자 개인 비리나 지난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처럼 정치적 편향 논란, 이런 건 없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헌재소장에 임하는 자세나 재판 관련 소신, 철학에 대한 질의와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진성 후보자가 모두발언을 하면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다’는 김종삼 시인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라는 시를 낭독했던 건데요.

이 후보자는 “시인처럼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이 헌법이란 우산 아래 기본적 인권을 보장받으며 비합리적인 차별을 받지 않도록 헌법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에서 이 시를 말씀드렸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앵커] 재판 관련 소신이나 철학 관련 질문들이 이어졌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군 사이버사의 ‘여론댓글 조작’과 관련한 것부터 말씀드리면 이 후보자는 “당연히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1960년대 초, 1980년대 초 등 군사정권으로 여러 폐단이 발생했다. 그래서 이미 헌법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규정돼 있지만, 여기에 더해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한 번 더 강조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검찰 수사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자의적으로 문화예술인을 분류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고, 당연히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앵커] 다른 말들은 또 어떤 것이 나왔나요.

[기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낙태죄 폐지’나 조두순 사건 관련 성폭력 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등에 대한 소견도 밝혔습니다.

낙태죄 폐지에 대해 이 후보자는 “본인도 며느리들과 손자가 넷이나 있다“며 “태아 생명권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진 사람은 임신한 여성”이라고 말했는데요.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일정 기간 이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성폭력 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와 관련해서 이 후보자는 ‘인권침해’를 이유로 위헌이라는 소수의견을 제시한 바 있는데요.

이에 대해선 “범행을 했다고 해서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간주하는 게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다”며 “재범 위험성이 있으면 당연히 신상정보 공개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른바 ‘국가관’을 묻는 질문도 나왔죠.

[기자] “북한을 주적으로 봐야 하느냐”는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이 후보자는 “그렇게 질문한다면 그렇게 보고 있다” 이렇게 답변했는데요.

[앵커] “그렇게 질문하면”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송희경 의원이 “최근 KBS에서 적을 면밀히 알아야 한다며 김정은을 미화하는 ‘김정은의 두 얼굴’이라는 방송을 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고 이 후보자는 “적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은 손자병법에도 나온 말이다. 방송은 표현의 자유를 갖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은 두 가지 측면을 갖고 있다. 그렇게 물어보면 북한을 주적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답변한 겁니다.

[앵커] 우문에 현답처럼 보이는데, 이진성 후보자 오늘 인사청문회 보니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도 “독소조항이 있다. 오·남용된 적도 많다.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헌법 수호의 보루, 헌재소장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지 관심이 가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