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간호사들 “재단 체육대회에서 춤 강요” 증언
"병원 내 '환자 위안의 밤' 행사에서도 선정적 춤 춰야 했다"
“이런 걸 꼭 해야 하나...” 호소하자 “유난 떤다”... 표정까지 지시
간호사협회 “간호사 소명의식 무너뜨려... 진상조사, 엄중 처벌”

[앵커] 간호사협회 표현을 빌리자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성심병원 체육대회 장기자랑에서 벌어졌습니다.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의상과 안무를 강요했다는 논란인데요.

‘이슈 플러스’, 김효정 기자와 ‘직장 내 성희롱’ 관점에서 이 얘기 다뤄 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사건 경위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영상을 보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고 있는데요. 어디서 동원된 행사 도우미들이 아니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등 일송재단 소속 5개 병원 간호사들입니다.

매년 열리는 재단 체육대회 장기자랑에서 이런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를 받았다는 건데요. ‘직장갑질 119’라는 노무단체가 관련 사실을 공개하면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앵커] 간호사들이 재단 공개 행사에서 이런 선정적인 춤을 강요받았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다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있는 고령의 재단 고위직 관계자들을 앞에 두고 이 같은 춤을 췄다”는 게 간호사들의 증언입니다.

심지어 병원 내 ‘환자 위안의 밤’ 이라는 행사에서도 이같은 선정적인 춤을 춰야 했다고 합니다.

[앵커] 무슨 ‘기쁨조’도 아니도, ‘환자 위안의 밤’은 또 뭔가요.

[기자] 네, 입원 환자와 그 보호자들을 위한 병원 행사라고 하는데요.

평소 돌보던 환자와 보호자들 앞에서 이런 춤을 춰야 하는 극도의 수치심에 일부 간호사들은 “이런 걸 꼭 해야 하냐”고 울면서 호소했지만 “유난 떤다”고 묵살을 당했다고 합니다.

간호사들의 의상과 안무, 심지어 “야하게 웃어라”고 표정까지도 일일이 지시와 강요를 받았다는 것이 간호사들의 주장입니다.

[앵커] 이런 일이 어떻게 그것도 병원에서 계속 벌어져 왔는지 이해가 정말 안 가는데, 재단 입장은 나온 게 있나요.

[기자] 네, 재단에서는 일단 한마디로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이것도 ‘공연’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장기자랑 공연을 보긴 했지만, 간호사들이 그렇게 강요를 받았거나 억지로 한 건지는 몰랐다, 이런 반응입니다.

[앵커] 이런 야한 의상이나 춤을 강요하는 건 전형적인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등은 직장 내 당사자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 등을 느끼게 하는 모든 언동을 성희롱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재단 체육대회가 공식적인 재단 행사고, 재단 공식 행사에서 장기자랑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이 정상적인 업무 지시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간호사들이 이 ‘지시’로 ‘성적인 굴욕감’을 느꼈다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것이 관련 법 규정과 대법원 판례 취지입니다.

관련해서 김남석 변호사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남석 변호사 / 법무법인 수호]

성희롱이라는 건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때 성립하는 건데 (간호사 분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을 하고, 대법원 기준을 보면 일반인의 관점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행동인가 이런 것도 판단 기준의 하나인데 남자인 제가 봐도 성적 수치심을 충분히 느낄 만한...

[앵커] 그렇군요. 대한간호사협회가 오늘 “모든 간호사의 소명의식과 자긍심을 한꺼번에 무너뜨린 경악을 금치 못할 사건”이라며 “철저한 진상 조사와 엄중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는데 사건 추이 관심 갖고 지켜봐야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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