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전 국정원장, 국정원 특수활동비 靑 상납 등 피의자 신분 검찰 소환
기자들에 "한말씀 할테니까 밀지마"... "국정원, 자유민주주의 수호 최고의 전사"
남 전 원장, 검찰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혐의도... 검찰, 별건 범죄로 따로 조사

[앵커]

박근혜 정부 남재준 국정원장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십억원 상납 혐의 등으로 오늘(8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불려나왔습니다.

남 전 원장은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을 뚫고 지나가려다 거의 끌려나오다 시피해서 다시 포토라인에 서는 수모를 당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선 포토라인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이철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다른 피의자들과 달리 육군 참모총장 출신 남재준 전 국장원장은 기자들을 그냥 ‘뚫고’검찰청사로 바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순간, 포토라인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고 기자들은 남 전 원장을 잡아채다 시피해서 다시 포토라인에 세웠습니다. 

[남재준 / 전 국정원장]
"한말씀 할테니까 밀지마"

그러자 이번엔 남 전 원장이 기자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느닷없이 국정원 찬사를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남재준 / 전 국정원장]

"국정원 직원들은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전사들입니다"

남 전 원장은 그러면서 작심한 듯 국정원 적폐청산 검찰 수사를 비판했습니다.

[남재준 / 전 국정원장]

"그러한 그들이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해서 찬사를 받지 못할망정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런 참담한 현실에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낍니다"

남 전 원장은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 등에 대한 질문엔 일언반구도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남 전 원장의 혐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대통령 비자금’ 용도로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

다른 하나는 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 및 재판을 방해한 혐의입니다.

전자는 뇌물공여와 국고손실 등이, 후자는 국정원법 상 직권남용 등이 적용된 별건의 범죄 혐의입니다.

이에 따라 남 전 원장은 한날에 특활비 상납 혐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서, 댓글 수사와 재판 방해는 ‘국정원 수사팀’에서 따로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검찰은 앞서 특활비 상납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31일 남재준, 이병호, 이병기, 박근혜 정부 세 국정원장의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 이어 나머지 이병기, 이병호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는 방침입니다.

한 정권의 국정원장 전원이 같은 사안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전례가 없는 진풍경이 벌어지게 생겼습니다. 법률방송 이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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