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이대 특별감사 "입학처장·교수 18명 업무방해로 고발"
정유라, 면접장에서 "금메달 보여드려도 되나요" 먼저 물어
이준식 장관 "윗선 개입 확인 안해, 청와대와 논의 없었다"

교육부가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 의혹을 사실이라고 확인하고, 이화여대에 정씨의 입학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8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이화여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당시 입학처장 등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특혜를 준 관련자들과, (학사 과정에서 정씨에게) 부당하게 출석 처리하고 학점을 준 담당과목 교수들에 대해서는 중징계 등 엄정 조치하도록 이화여대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화여대 입학처장, 교수 등 18명에 대해 학교에 중징계를 요구하거나 검찰에 업무방해죄로 고발하기로 했다.

최순실씨와 정유라씨 모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부정입학 의혹 등과 관련한 이화여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 부총리는 "이대가 정씨에게 특혜를 베푸는 과정에서 '윗선'의 개입은 확인하지 않았다"며 "감사 과정이나 내용과 관련해서도 청와대와 논의하거나 보고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부총리는 정씨 입학 취소의 법적 근거에 대해서는 "학교의 입시부정뿐 아니라 당사자인 정유라 학생 본인도 부정행위에 직접 관련된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화여대에 대한 서면조사 결과 부실한 학사관리 실태가 드러나자 지난달 31일부터 감사요원 15명을 투입, 학교 관계자 118명을 대면 조사하는 등 16일간 특별감사를 벌여 왔다.

감사 결과 이화여대는 체육특기자전형 원서접수 마감 닷새 후인 2014년 9월 20일 정씨의 아시안게임 수상 실적을 면접평가에 반영하기 위해 면접 당일인 2014년 10월 18일 입학처장이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 도중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아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면접고사장 반입이 금지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들고 들어갈 수 있도록 요청했고 입학처장은 이를 임의로 허가했다.

정씨는 면접 때 테이블 위에 금메달을 올려놓고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먼저 묻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류평가에서 합격권 밖이었던 정씨는 면접평가에서 최고점수를 받고 합격했다. 일부 면접위원은 서류평가에서 정씨보다 순위가 높은 수험생에게 낮은 점수를 주도록 유도하기 위해 과락대상자의 수험번호를 호명해 위원별 점수를 조정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또 2015년 이화여대 입학 이후 올해 여름학기까지 8개 과목의 수업에 한 차례도 출석하거나 출석 대체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해당 과목 교수들은 출석을 인정했다.

시험 미응시, 과제물 미제출에도 성적이 부여됐고 담당 교수가 정씨 대신 과제물을 제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에게 이처럼 입시 및 학사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이화여대 김모 학장과 이모 교수 등은 연구과제 9건을 부당하게 수주한 것으 조사됐다. 이 중 교육부 소관 3개 과제에서 연구비가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화여대는 이날 교육부 감사 결과 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부 감사 결과와 재단 특별감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자 징계 및 정유라 학생의 입학취소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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