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수천억 '통치자금' 조성... YS "청와대 금고 하도 커 의아... 해체"
이재만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금고에 보관... 대통령 지시 따라 써"
대통령 특수활동비 놔두고 국정원 돈 따로 받아 쓴 이유, 용처 등 의혹 증폭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오늘(3) 새벽 발부됐습니다.

수십억 원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에 대해 이 전 비서관 등은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책임을 박 전 대통령에게 떠넘기면서까지 항변했지만, 법원은 “범죄혐의가 소명된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박근혜의 20년 문고리’ 세월이 무색한,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 '배신의 계절'. 

관련해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으로부터 건네받은 돈을 직접 ‘금고’에 관리해 왔다. 그렇게 받은 돈은 따로 관리하며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대통령과 그 문고리 권력들이 ‘쌈짓돈’처럼 써왔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청와대 금고’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12·12 쿠데타로 청와대를 접수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청와대 금고’에 있던 6억원을 아버지를 여읜 당시 박근혜 영애에게 ‘선뜻’ 줬다는 얘기입니다. 
   
이런저런 사람들의 회고록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 사망 당시 청와대엔 3개의 금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경호실. 이 세 곳입니다.

박근혜 영애에게 건너간 돈은 비서실 금고에서 나온 돈으로 당시 비서실 금고에선 9억 5천만원의 현금이 나왔다고 합니다.

차지철 경호실장이 관리하던 경호실 금고에선 150억원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대통령 집무실 금고에선 얼마가 나왔을까요. 이와 관련해 정확하게 밝혀진 얘기는 지금까지 없습니다. 

다만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뒤 박근혜 당시 영애가 대통령 집무실 열쇠를 들고 가 청와대 직원이나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포함해 누구도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이 김계원 당시 박정희 대통령 비서실장의 말입니다.

아주 간단한 산수로도 비서실 금고에서 9억 5천만원, 경호실장 금고에서 150억원이 나왔다면 대통령 금고에선 그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어 있었을 걸로 보는 게 합리적 추론일 겁니다.

관련해서 김영삼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해 보니 청와대 집무실 옆 방에 큰 금고가 있었다. 하도 커서 의아스럽게 생각하며 분해해서 철거했다”는 말을 남긴 바 있습니다.

그 김영삼 대통령도 전임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하도 커 의아스럽게 생각했다”는 그 금고에서 나왔을 물경 3천억원에 달하는 돈을 대선 자금으로 지원받았다는 것이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입니다.

그런 노태우 대통령도 물론 전임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1천4백억원에 달하는 대선자금을 지원 받았고, 전두환 대통령은 퇴임 후에 ‘상왕’ 노릇을 하기 위해 기업들에서 수천억원을 이른바 ‘통치자금’으로 챙겨 관리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수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삼성 뇌물 재판 내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단 한 푼도 부정한 돈을 직접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이름이 어떻게 되든 국민 세금으로 만든 국가 예산입니다. 

기업이 아닌 국정원에서 받은 돈은 ‘부정한 돈’이 아니라는 건지, ‘직접’ 받은 게 아니고 문고리 권력들이 받아온 것이니 ‘나는 모른다, 괜찮다’는 건지, 정말 알쏭달쏭합니다.

그나저나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놔두고 왜 굳이 국정원에서까지 돈을 받아 와야 했는지, 어디다 썼는지,

또, 박정희 대통령 집무실 금고엔 얼마가 들어 있었고, 그 돈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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