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퇴진은 VIP의 뜻...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 녹취록 나와

'최순실 의혹'과 관련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부당한 퇴진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7일 오후 2시 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날 오후 1시50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나온 조 전 수석은 "검찰에서 한 점 숨김없이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junho-choi@lawtv.kr

 조 전 수석은 이날 오전에는 법원에, 오후에는 검찰에 출석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참담하다”고 답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나라 경제와 민생이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자체가 걱정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조 전 수석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로,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김종문)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조 전 수석은 국민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국민들에게 말할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며 조사실로 향했다.

조 전 수석은 최순실 의혹과 관련해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CJ그룹 내 문화사업을 담당하며 경영 일선에 있던 이 부회장은 2014년 돌연 유전병 치료와 요양 등을 이유로 미국으로 떠났다.

이 부회장은 최근 언론에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청와대의 압박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녹취록에는 지난 2013년 말 조 전 수석이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VIP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과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 수사까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CJ E&M에 대한 조사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문화계에서는 CJ가 자사 케이블방송의 코미디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내용을 방송해 정권의 눈 밖에 났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검찰은 이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4일 조 전 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조 전 수석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박근혜 정부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한편 조 전 수석이 최순실 모녀 단골 성형외과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조 전 수석은 모 마케팅업체에 이 성형외과의 해외 진출을 도우라고 직접 지시했고, 지인들에게 “VIP 지시로 이뤄진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희 기자 kyeonghee-kim@lawtv.kr 김소희 기자 sohee-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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