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백종문 부사장, 이우용 전 라디오본부장 등 '줄소환'
검찰,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도 재소환 조사

[앵커]

MB 정부 국정원의 방송장악 의혹과 연예계 블랙리스트 관련 백종문 MBC 부사장과 이우용 전 라디오본부장이 오늘(31일) 검찰에 소환됐습니다.

검찰은 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김우룡 전 이사장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김 전 이사장을 소환 조사했습니다.

블랙리스트를 기획, 실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도 다시 불려나왔습니다.

'국정원 방송장악' 검찰 수사가 가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석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 나온 이우용 전 MBC 라디오 본부장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검찰청사로 곧장 들어갔습니다.

[이우용 / 전 MBC 라디오 본부장]
"김미화씨 하차는 국정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까."
"..."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 이 전 본부장 재임 기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특정 라디오 진행자의 퇴출이나 프로그램 폐지를 지시했고, 국정원은 그 결과까지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 당시 김미화·윤도현씨 등 MBC 라디오 간판 진행자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프로그램에서 퇴출됐고, 소속사가 세무조사까지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오후엔 백종문 MBC 부사장이 검찰에 불려 나왔습니다.

'PD수첩' 최승호 PD 등을 "가만둘 수 없어 잘랐다"는 이른바 '백종문 녹취록' 파문의 주인공입니다.

검찰은 백종문 부사장과 이우용 전 본부장을 상대로 정권 비판적 기자와 PD들을 부당 인사 조치했는지, 연예계 블랙리스트 실행을 지시했는지, 이 과정에서 국정원의 지시 또는 공모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강도 높게 조사했습니다.

오늘 낮 검찰에 소환된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은 2010년 한 인터뷰에서 "김재철 MBC 사장이 큰집(청와대)에 불려가 쪼인트를 맞고 깨진 뒤 좌파를 정리했다"는 요지로 발언해 큰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

검찰은 국정원의 '공영방송 장악 공작' 과정에 방문진이 공모 내지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어제 방문진을 압수수색해 경영진 인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김 전 이사장을 상대로 이른바 '쪼인트' 발언의 경위와 MBC 인사에 관여한 일이 있는지, 국정원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추궁했습니다.

앞서 오전에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검찰에 다시 소환됐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국익정보국은 블랙리스트 기획과 실행, '박원순 제압문건' 등 정권 비판적 인사들에 대한 불법사찰과 정치공작의 총본산으로 지목받고 있는 곳입니다.

추 전 국장은 이외에도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사찰 내용을 '비선 보고'했다는 의혹 등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혐의가 어지럽게 얽혀있지만, 본질은 권력을 쥔 사람들이 가진 권력을 남용해 국정을 농단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일단 추명호 전 국장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입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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