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고, 선화예술학교 특별감사 중간결과 발표 "학생부 성적, 수상내역 삭제... 관련자 수사 의뢰"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딸 정유라(20)씨가 고교 시절 국내 승마대회 참가를 이유로 학교에 나가지 않고 해외로 출국한 사실이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정씨는 또 고교 3학년 때 17일만 학교에 출석했지만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고 교과우수상까지 받는 등 '학사 농단'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청담고, 선화예술학교(중학교 과정)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법률 자문 등을 거쳐 정씨의 고교 졸업 취소를 검토하고 최씨와 금품수수 관련자에 대해서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출신 중고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진행해온 서울시교육청은 16일 "감사 결과 '교육 농단'이 드러났다"며 정씨의 고교 졸업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1일부터 정씨가 졸업한 청담고와 선화예술학교에 대해 ▲체육특기학교 지정과정 ▲정씨 입학 경위 ▲승마협회 공문 진위 여부·제출 경위 ▲실제 대회 및 훈련 참가 여부 ▲금품 수수·외압 등 청탁 여부 ▲성적처리·출결관리 특혜  여부 등을 특별감사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청담고 감사 결과 정씨가 국내 대회에 참가한다는 대한승마협회 공문을 근거로 공결(결석을 출석으로 인정) 처리를 받은 기간에 해외로 무단 출국하거나 학교장 승인 없이 대회에 참가한 사실이 다수 확인됐다.

무단 결석을 출석으로 처리한 날짜는 고교 3년간 최소 37일이었다. 특히 고교 3학년 때 정씨가 실제로 등교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날은 전체 수업일수 193일 중 17일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41일은 공결 처리됐고, 무단결석 10일, 질병 결석 3일, 수능 직후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전환기 프로그램 22일 등 176일을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의 법무부 출입국 기간 조회 결과 정씨는 고교 2학년 때인 지난 2013년 5월 6~10일 전국승마대회에 참가한다는 공문을 학교에 제출했다. 그러나 4일 해외로 출국했다가 12일 입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고교 1~2학년 때 20일간 무단결석 후 해외로 나갔으나 모두 '창의적 체험 활동' 등을 했다고 허위 기재해 출석으로 인정받았다. 학교 측은 정씨가 해외에 있는데도 생활기록부에는 승마협회에서 마필 관리 등 봉사활동을 했다고 기록했다.

'학교 체육 업무 매뉴얼'에는 학생의 대회 참가가 4회로 제한돼 있지만 정씨는 2012년 7회, 2013년 6회 전국대회에 참가했다. 이 기간 대한승마협회 공문 없이 대회에 무단으로 출전하고도 출석으로 인정받은 날짜도 5개 대회에 걸쳐 최소 7일 이상이다. 대회 출전 등으로 인해 공결 처리된 141일도 출석 인정을 위해서는 보충학습 결과물이 제출되어야 하지만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정씨는 성적 처리 과정에서도 특혜를 받았다. 학교 측은 정씨가 체육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줬다.

고교 2학년 1학기 국어수업에 출석하지 않은 정씨가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자 학생들이 교사에게 문제를 제기했으나 묵살됐다. 담당 교사는 "체육부에서 정씨를 방치한다는 미안함에 못난 자식 감싸는 엄마 같은 심정으로 만점을 부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런 특혜 의혹 속에서 정씨는 2학년 2학기와 3학년 2학기에 체육교과 교과우수상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성적을 모두 정정하고 교과우수상 기록을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씨가 교사들에게 돈봉투를 건네고 외압을 행사한 사실도 특별감사에서 추가로 드러났다.

지난 장학감사에서 확인된 최씨의 금품 증여 시도 3건과 관련, 이번 감사에서 교사 1명은 다른 교사를 통해 최씨로부터 금품 30만원을 수수했다고 진술했다.

정씨가 졸업한 선화예술학교도 학교장 승인 없이 무단으로 대회에 출전하거나 해외에 있는데도 출석 처리하는 등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씨가 실제로 등교한 날이 극히 예외적으로 적은 점, 규정을 위반해 대회에 출전한 점, 부당한 공결 처리를 취소할 경우 정씨가 졸업에 필요한 수업일수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고교 졸업 취소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부당하게 처리된 학생부 성적 및 수상 기록도 삭제하고, 최씨를 비롯한 비위 관련자들을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모든 학생에게 공평무사하게 적용돼야 할 학사 관리와 출결 관리가 유독 이 학생 앞에서만 허무하게 무너졌다"며 "전대미문의 교육농단을 바로잡기 위해 법리적 검토를 거쳐 엄중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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