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6개월 만에 첫 법정 발언... "변론 포기" 초강수 변호인단 7명 전원 사임... 향후 재판 차질 불가피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처음 열린 오늘(16일) 재판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모두 사임계를 냈고 박 전 대통령은 ‘변론 포기’라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먼저 어떤 발언들이 나왔는지 이철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판 시작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서 입을 연 박근혜 전 대통령.

첫마디는 ‘40년 지기’ 최순실씨에 대한 원망과 회한이었습니다.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되돌아왔고, 이로 인해 전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해 온 입장문을 읽어나갔습니다.

지난 6개월 간 재판에 대한 소회도 밝혔습니다.

“구속돼 주 4회씩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통한 시간들이었다”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믿음으로 심신의 고통을 인내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는 롯데, SK뿐 아니라 재임기간 그 누구로부터도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며 자신은 무죄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다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재판부에 대한 불신을 여과없이 드러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이 사임 의사를 밝혀 왔다. 이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며 변론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유영하 변호사 등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전원은 오늘 재판부에 사임계를 제출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며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는 말로 입장 진술을 마쳤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진술이 이어지는 동안 법정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울음과 흐느낌으로 가득 찼고, 일부 지지자는 “나를 사형시켜라”고 외치다 퇴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재판이 헌법과 양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라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의 인식입니다.

재판부는 일단 변호인 사임을 만류하면서, 오는 19일로 잡혀있는 안종범 전 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률방송 이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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