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민주당 의원 "안종범 수첩에 '권순일 대법관' 이름 "
이재현, 메모 직후 구속집행정지 기간 연장... 특별사면
대법원 "권 대법관, 어떤 연락이나 메시지도 받은 바 없다"

 

 

[앵커]

오늘(12일) 대법원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선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특정 대기업 회장의 재판에까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CJ 이재현 회장 재판인데요.

이 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연장과 8·15 특별사면.

정말 우연인지 잘 짜인 각본인지, 석대성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법률방송이 박주민 의원실에서 입수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메모입니다.

워낙 악필이어서 분명하게 보이진 않지만 내용은 이렇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권순일 대법원에 메시지'라는 문구입니다.

권순일 대법관에 '메시지'를 보냈거나 보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안 전 수석 수첩 메모는 더 구체적입니다.

CJ 이재현 회장 재상고, 권순일 재판관 파기환송, 대법원-대검-중앙지검, 출두 연기 요청, 형 집행정지 신청, 집행정지 심의위원 중앙지검 2차장, 이런 메모들이 눈에 띕니다.

해당 수첩 메모가 작성된 시기는 2016년 2월에서 3월.

이 시기는 이재현 CJ 회장이 1천 100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재상고한 상태입니다.

재판 주심은 다름 아닌 메모에 등장하는 권순일 대법관.

당시 이재현 회장은 콩팥 기능 이상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상태였습니다.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한은 2016년 3월 21일.

구속집행정지 연장 권한을 쥔 법원은 그런데 기한 만료 사흘 전인 2016년 3월 18일,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7월 21일까지로 4개월 더 연장해 줍니다.

연장된 구속집행정지 기간 만료 이틀 전인 7월 19일, 이 회장은 돌연 재상고를 포기하고 재판을 그만둡니다.

그리고 얼마 뒤 이재현 회장은 8·15 특사로 사면을 받고 자유의 몸이 됩니다.

우연이라기엔 너무도 공교롭습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시다시피 안종범 수석한테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 뭐 대통령 비서실장 또는 그 이상이죠. VIP, 보통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은데, 비서실장이나 아니면 대통령일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거 같아요."

이에 대해 김소영 법원행정처장은 "조사를 해보겠다"고 답했고, 이후 대법원 공보관은 "권순일 대법관은 안종범 전 수석을 전혀 알지 못하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어떤 연락이나 메시지를 전달받은 적 없다고 명확히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안 전 수석의 메모를 공개한 박주민 의원은 "전 정권과 재벌 사이의 정경유착 의혹은 파도 파도 끝없이 계속 나온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를 촉구했습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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