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제압 문건'과 MB 국정원
'박원순 제압 문건'과 MB 국정원
  • 이철규 기자
  • 승인 2017.10.10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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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정원 '박원순 제압 문건' 관련, 피해자와 피의자 오늘 동시 소환 검찰 칼끝은 MB 향해... 전직 대통령 검찰 조사 '불행한 역사' 되풀이되나

 

 

[앵커]

MB 정부 국정원의 정치공작에 대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고소·고발 대상, 제일 처음에 이름이 올라 있는 인물은 다름 아닌 이명박 전 대통령입니다.

검찰 수사, 원세훈 전 국정원장만 넘어서면 그 다음은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인데, 과연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인지,

‘카드로 읽는 법조’, 이철규 기자가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국정원 정치공작의 전모를 되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11월 작성된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이라는 제목의 국정원 문건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 정책을 ‘세금 급식’ 등으로 ‘네이밍’하며 좌편향, 독선적 시정운영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건은 그러면서 박 시장이 민심을 오도하고 국정 안정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야권 세력 확산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어 면밀한 제어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것입니다.

문서에 나온 대응 방향입니다

‘명백한 불·편법 행태에 대해서는 즉각 대응하되, 여타 편파·독선적 시정 운영은 박 시장에 대한 불만 여론이 어느 정도 형성될 때까지 자료를 축적, 적기에 터뜨려 제압하는 등 단계적·전략적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주 직접적이고 노골적입니다.

우선 국가기관 동원입니다.

'감사원·행안부 감사를 통해 각종 부조리·비리 적출 및 시정 촉구'가 그것입니다.

이른바 여론지도층도 동원 대상입니다.

저명 교수와 논객들을 동원, 언론 사설·칼럼을 통해 시정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기획 시리즈로 쟁점화, 일반 시민들에 박 시장에 대한 정확한 허상을 전달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습니다.

빠지면 섭섭한 낯익은 이름들도 어김없이 보입니다.

자유청년·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을 동원해 박 시장의 좌파 시정을 규탄하는 집회와 항의 방문, 성명전 등을 적극 독려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오늘(10일) 검찰에 불려 나온 이유입니다.

독립적이고 엄정해야 할 검찰도 박 시장 잡기에 동원됐습니다.

‘검경은 재보선 과정에서 고소·고발된 불법사안에 대한 철저한 수사·처벌과 함께 시정 운영상 불법행위에 대한 사정 활동을 강화하라‘고 돼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병역 면탈 의혹과 박 시장 딸의 서울대 법대 전과 등 자질·도덕성 문제를 끝까지 추적, 실체를 규명하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감사원과 검찰 같은 국가 중추 사정기관, 공무원을 지휘·감독하고 일선 행정을 뒷받침하는 행안부 같은 국가기관에서, 어버이연합 같은 언필칭 보수 시민단체, 교수와 언론인 같은 이른바 사회 여론지도층까지, 박원순 시장 제압에 모두 동원하라는 것이 국정원 '박원순 제압 문건'의 실체입니다.

이와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19일 “원세훈 한 사람의 책임으로 끝낸다면 그것은 꼬리 자르기”라고 말했습니다.

'박원순 제압 문건', 국정원 정치공작의 몸통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게 박 시장의 인식입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소·고발은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류경기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오늘 검찰에 출석한 것은 MB를 향해 가는 검찰 수사의 본격 신호탄입니다.

검찰이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을 오늘 다시 소환한 것도 단순히 그 한 사람 잡자고 부른 건 아닐 겁니다.

이 모든 지점들이 가리키고 있는 곳은 이명박 전 대통령입니다.

“현 정부가 정말 우리에게 칼을 들이대겠다는 거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내가 지금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때가 되면 나설 것이다. 나설 때가 올 것이다.”

MB의 입이였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MB의 뜻이라며 전한 말입니다.

“현 정부가 정말 우리에게 칼을 들이대겠다는 거면...”

MB 스스로 검찰 칼끝이 본인의 턱밑까지 다가왔음을 직감하는 모양입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그날이 올지,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MB가 어떻게 나올지.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라는, 반복되는 불행한 역사지만, 어떻게 전개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법률방송 '카드로 읽는 법조', 이철규입니다.

이철규 기자 cheolkyu-lee@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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