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8, 한국과 미국서 가격 최대 2배 차이
삼성 "스마트폰, 별도 법인이 판매... 가격 차이 있다"
이통사도 '복잡한 요금제'로 한국 소비자 '봉' 취급

[앵커]

똑같은 삼성전자 프리미엄폰 갤럭시 S8이, 똑같은 '삼성전자 스토어'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최대 2배 가까이 비싸다고 합니다.

한국 소비자만 '봉' 취급을 받는 건지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법률방송 현장기획, 석대성 기자의 리포트 보시고 판단해보시죠.

[리포트]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

지난 4월 출시된 삼성전자 프리미엄폰 '갤럭시 S8'을 17만원에 판다며 고객들을 유혹합니다.

'정상 판매가' 103만원짜리 스마트폰을 6분의 1 값에 판다는 겁니다.

물론 '조건'이 있습니다. 매월 얼마 이상의 요금제를 써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휴대폰 매장 관계자]

"요금제마다 달라서요. 저건 5만원짜리 정도 쓰시면 돼요. 2년 약정이요."

단말기 값과 요금제 계산을 해봤습니다.

일단 5만원짜리 요금제를 2년 쓰면 120만원, 여기에 단말기 값 17만원을 더하면 137만원이 '총 비용'이 됩니다.

'정상 단말기 판매가' 103만원을 빼면 2년간 '순수 통신비'는 34만원.

월 1만 4천원도 안 되는 통신비로 최신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언뜻 소비자에게 큰 혜택을 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소비자가 단말기 값과 통신비가 한데 묶인 이른바 '약정 할인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서유나 25세 / 강원도 춘천시 온의동]

"당연히 약정 할인으로 사지, 누가 기계를 (따로) 사서 통신사에 따로 가입하겠어요."

그러나 '약정 할인'이 실제 '할인'이 되려면 단말기 판매가가 '103만원 고정'이란 점이 전제돼야 합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AT&T 홈페이지입니다.

이 회사의 갤럭시 S8 판매가는 세금 포함 우리 돈 85만원 정도, 국내 갤럭시 S8 판매가 103만원보다 23만원이 더 쌉니다.

미국 최대 온라인 판매점 아마존의 경우엔 최근 갤럭시 노트8이 출시되면서 S8 가격은 65만원까지 내려갔습니다.

국내 판매가보다 무려 50만원 가까이 싸게 팔고 있는 겁니다.

그렇지만 국내 이통사들은 노트8 출시와 상관없이 요지부동, 할인 없이 103만원 판매가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

"제조사에서 파는 거니까, 걔네(삼성전자)가 파니까 걔네가 가격을 정하잖아요. 저희도 걔네한테 사오는 거예요, 똑같이..."

AT&T나 아마존은 미국 회사라 그렇다 쳐도 삼성전자 스토어는 어떨까.

삼성전자 스토어 한국 판매가는 갤럭시 S8 가격은 102만 8천원.

반면 미국은 725달러, 세금 포함 780달러, 우리 돈으로 92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국내 가격보다 10% 정도 싼 값에 팔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대 300달러를 할인 받을 수 있는 '중고폰 보상 판매' 할인을 받을 경우 단말기 값은 세금 포함 53만원까지 떨어집니다.

한국의 절반 값 수준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스토어는 정작 한국 소비자들에 대해선 그 어떤 할인이나 보상 프로그램도 없이 원 판매가 그대로 103만원을 다 받아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

"가격 차이는 사실 국가별로 일정 부분은 차이 나는 부분은 있죠. 한국에서는 저희가 직접 판매를 하지 않고 있어요. 삼성전자 별도 법인을 통해서, 그 법인도 이익을 내야 되잖아요."

이익을 내기 위해 국가별로 다른 가격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는 '해명 아닌 해명'입니다.

결국 현 휴대폰 가격 체계는 단말기 구입 따로, 통신비 따로 할 생각 말고 '약정 할인제'를 이용하라는 사실상의 '강요'인 겁니다.

복잡한 요금제 뒤에 숨어 삼성은 삼성대로, 이통사는 이통사대로 제 잇속을 차리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

"단말기 가격뿐 만 아니라 고가요금제 유도하는 부분들, 그다음에 위약금도 사용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약금이 커지는 문제들, 뭐 여러 가지가 있는데 사실상 강요도 강요고요. 소비자의 선택권이 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는 환경이 조성이 되는 거죠."

단말기 값과 통신비가 묶인 이른바 '약정 할인 요금'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삼성과 이통사들 모두 '영업 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며느리도 모르는' 약정 할인 요금제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한국 소비자들만 '봉'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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