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PD·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소환... MB 겨누는 검찰 칼끝
박 전 대통령에 추가 구속영장 발부 요청... 조윤선은 출국금지
정권 바뀌니 산더미같은 '적폐'... 우리는 무슨 일을 겪었던 것인가

 

 

[앵커]

국내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과 대법원, 역시 국내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대한민국 법조계의 메카 서울 ‘서초동’.

지난 보수정권 적폐 청산 수사와 재판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오늘(26일) 서초동의 하루를 김효정 기자가 ‘카드로 읽는 법조’로 전해 드립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서울중앙지검엔 최승호, 이우환 전 MBC ‘PD수첩’ PD와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 등이 참고인 신분으로 나왔습니다.

MBC에서 해직된 최승호 전 PD는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역사가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정권 방송 장악’ 수사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쏘아올려진 겁니다.

서울중앙지법에선 ‘댓글부대’를 관리한 국정원 전 중간간부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렸습니다.

이들은 국정원법 및 선거법 위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위증 등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있지도 않은 ‘유령팀’까지 조작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왜 거짓말 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 국정원 직원들은 아무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오후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다시 불러들였습니다.

‘국정원 정치공작’ MB 개입 관련 정황 등을 추궁하기 위해서입니다.

검찰의 칼끝은 이제 MB로 향하고 있습니다.

‘시대정신’ 등 뉴라이트 계열 보수단체 10여 곳은 오늘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당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정권이 기업들을 압박해 보수단체를 지원하고, 이들을 친정부 시위 등에 동원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수사 관련입니다.

수사는 이제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를 넘어 ‘화이트리스트’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도 이 화이트리스트 수사 유탄을 맞았습니다.

1심에서 ‘블랙리스트’ 무죄를 선고받았던 조윤선 전 수석은 ‘화이트리스트’로 다시 수사 선상에 올랐고, 검찰은 조 전 수석을 출국금지했습니다.

오늘 검찰 조치의 정점은 10월 16일로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법원에 요청한 겁니다.

“국정농단의 정점인 사안이라 중요하고, 피고인이 공소 사실을 부인하는데다 추가 증거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검찰의 설명입니다.

1심에서 블랙리스트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실장에 대해 법원은 오늘 직권으로 항소심 재판 심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원세훈과 김기춘,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일인지하 만인지상’이었던 이들은 화무십일홍, 현재 모두 구치소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박근혜를 더 잡아두겠다는 검찰, MB 조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검찰.

이 와중에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2012년 총선·대선 개입을 위한 ‘사이버심리전 작전지침’ 기안자가 2013년 2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이버 안전대책을 기획·시행해 국익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의 추천사입니다.

MB 정부 국방장관 김관진은 이후 박근혜 정부에선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영전했습니다.

초록은 동색인가요.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 10년,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국민은 어떤 일을 겪어왔던 것일까요.

정권이 바뀌지 않았다면 검찰은 오늘, 보수 정권 10년의 적폐 청산을 위해 이렇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까요.

‘어느 가을날 서초동의 하루’를 보며 문득 든 생각입니다.

법률방송 ‘카드로 읽는 법조’, 김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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