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유라 ‘재판진술조서’ 증거 제출... 박 전 대통령 측 “정유라 증인 신청" '캐비닛 문건' 증거 제출에는 "우병우 불러줘"... 이재용 등 삼성 5명도 증인 신청

 

 

[앵커]

1심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은 박 전 대통령 측과 검찰이 주거니 받거니 치고받는 난타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오늘 검찰의 정유라씨 재판진술조서 등의 증거 제출에 맞서, 정유라씨는 물론 우병우 전 수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무더기로 증인 신청했습니다.

양측의 공방을 정순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오늘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혐의 등 65차 공판에서 검찰은 정유라씨의 ‘재판진술조서’를 추가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지난 7월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깜짝 증인으로 나온 정씨가 “엄마가 삼성 말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다”고 증언한 내용 등이 담긴 조서입니다.

검찰은 "정유라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지원을 요구한 당사자”라며 “조서 요지는 삼성 그룹 지원을 받은 사람은 본인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증거 제출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즉, ‘뇌물 수혜를 받은 당사자가 뇌물을 받았다고 진술했다’는 취지로 증거를 제출한 겁니다.

발끈한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곧바로 정유라씨를 증인 신청했습니다.

법정에 불러다 놓고 다시 물어보겠다는 겁니다.

배경엔 박 전 대통령과 공동정범으로 묶인 어머니 최순실씨에게 정유라씨가 불리한 진술을 하겠냐는 기대가 있습니다.

검찰은 정씨의 진술조서 외에도 이른바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 문건 등도 추가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해당 문건엔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도와줄 것은 도와주며 삼성이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유죄 입증에 결정적 증거로 활용된 문건들을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도 그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이에 맞서 박 전 대통령 측은 문건 작성을 지시한 인물로 지목된 우병우 전 수석을 증인 신청했습니다.

‘그런 지시 한 적 없다. 그러니 문건 자체도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기 위한 포석입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나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 뇌물 피고인 5명도 무더기로 증인 신청을 했습니다.

자신은 강요 피해자라며 뇌물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까지 증인으로 신청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이나강요 혐의에 불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일단 뇌물 혐의부터 벗고 보겠다는, 어떻게 보면 벼랑 끝 전술입니다.

다만 재판부가 이 부회장 등 증인 신청을 받아들일지, 이 부회장이 실제 출석해 증인 진술을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법률방송 정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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