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57일 만에... 독일서 영국 런던 거쳐 입국 이경재 변호사 "국민께 좌절과 허탈감 준 데 대해 깊이 사죄" 검찰, 이틀째 청와대 압수수색 시도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씨가 30일 오전 전격 귀국했다. 지난 9월 3일 독일로 출국한지 57일 만이다.

검찰은 31일 오후 3시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최씨의 법률대리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가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을 출발한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을 이용, 오전 7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씨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그대로 진술하려 한다"며 "국민께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리는 심정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영국 런던에서 출발한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을 이용해 30일 오전 7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 출국장을 지나고 있다. 시민이 찍은 제보 사진이다. /연합뉴스

이 변호사는 "수사담당자인 검찰에 최씨가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 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있어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며 "독일에서 언론 추적이 심해 런던을 거쳐 입국한 것일 뿐 도주하려거나 했던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최씨 입국 과정에서 검찰 수사관이 동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검찰 관계자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불법 기금 모금 및 자금 횡령·유용 의혹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홍보물 등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씨를 상대로 이들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틀째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검찰은 전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의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돌연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여론이 악화하자 이날 태도를 바꿔 검찰 측 요청에 협조하며 7상자 분량의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를 다시 소환해 조사하는 한편 정동구,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정현식 전 사무총장 등 핵심 참고인들을 잇달아 소환 조사했다.

특히 정 전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최순실씨가 재단 설립과 운영을 배후 지휘하고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기금 모금에 관여했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이날 검찰에서도 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밖에도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롯데그룹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실장, 이석환 CSR팀장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1월 전경련을 통해 K스포츠재단에 17억원, 미르재단에 28억원 등 45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이후 K스포츠재단 관계자는 지난 3월 또다시 롯데그룹에 체육시설 건립을 위한 자금 기부를 요청했고, 롯데그룹 측은 지난 5월 70억원을 냈다가 신동빈 회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6월 초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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