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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기념일이 '독립일'이 아닌 이유... '건국절' 단상문 대통령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이 건국"
박근혜 "1948년 이승만 정부 수립일이 건국"
대통령의 역사 인식과 '건국절' 논란의 함의

1776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입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나라는 1776년 7월 4일 건국되지 않았습니다.

1776년 7월 4일은 워싱턴 등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날에 불과합니다. 영국은 이후에도 7년동안 아메리카 지역 13개 식민지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했고, 미국 연방 정부가 구성된 것은 독립선언서 발표 이후 13년이 더 지난 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 라고 말했습니다.

이른바 ‘건국절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 이라는 나라의 건국일은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겁니다.

대한민국 헌법 첫 문장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른바 뉴라이트라 불리는 보수파들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헌법 전문 해당 문구는 어느 날 갑자기 들어 간 게 아닙니다. 1948년 이승만이 의장으로 있던 제헌의회에서 제정한 제헌헌법부터 들어가 있던 내용입니다.

하지만 헌법 전문의 이 문구는 한 군인에 의해 사라집니다. 박정희 소장입니다.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세력은 1962년 5차 개헌 때 헌법 전문에서 관련 문구를 빼버립니다.

“대한민국은 3·1운동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4·19 의거와 5·16혁명의 이념에 입각하여...” 라고 임시정부는 삭제되고 5·16이 ‘혁명’ 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임시정부가 사라진 헌법 전문은 박정희가 총애했던 전두환 소장이 12·12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까지 계속됩니다.

박정희 소장이 헌법 전문에서 임시정부를 삭제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만주군관학교를 나온 일본 장교 출신 박정희 소장이 자신이 토벌했던 독립군들의 정통성을 어떻든 부정하고 싶었을 겁니다.

이른바 뉴라이트가 일제 잔재 청산을 거부하고 친일파를 중용했던 이승만 대통령을 왜 굳이굳이 건국의 아버지로 만들려 하는지도 일정 부분 뉴라이트의 뿌리와 맞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해방 공간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김구 등 임시정부 요인들을 임정 요원 자격으로 입국시키지 않았던 이승만이지만, 그래도 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 자체를 부정하진 못했습니다.

헌법 전문에 포괄적으로나마 임시정부를 계승한다는 내용을 넣었고. 10월 3일을 개천절로 지정한 것도 이승만 대통령입니다.

개천절이 의미가 있는 것은 1919년 4월11일 수립된 임시정부가 민족종교 대종교가 단군 왕검이 나라를 연 10월 3일을 개천절로 삼아 경축한 내용을 그대로 수용해 10월 3일을 국경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뿌리를 개천절, 10월 3일로 삼은 겁니다.

즉, 뉴라이트들이 이른바 국부로 삼지 못해 안달을 했던 이승만 대통령 스스로, 뉴라이트 입장에선 아이러니 하겠지만 임시정부의 법통과 개천절의 의미를 인정했던 겁니다.

이승만 대통령 본인이 난 건국의 아버지, 국부가 아니라는데 이승만을 굳이 국부로 추켜올리고, 박정희 대통령을 족보로 치면 대한민국의 ‘중시조’ 쯤으로 만들려는 이 기괴한 현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라며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지칭했습니다.

지난 보수 정권에서 뉴라이트에 의해 제기됐던 건국절 논란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헌법 전문에서 임시정부 관련 조항을 삭제한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은 거야 개인적으로 효도일진 모르지만, 역사적으론 어떻게 평가받을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현실적으론 헌법을 중대하게 위반했다 해서 대통령 직에서 파면 당하고 구치소에 가 있습니다.

다 떠나서 1948년 남한 정부 수립을 건국절로 삼으면 북한 붕괴 시 중국이 북한을 점령해 버리면 무슨 근거로 북한이 우리 영토라고 주장하려는 건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48년이 실제적으로 대한민국이 건립된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겐 이 말을 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그토록 죽고 못살며 맹신하는 미국도 미국 정부가 세워진 날이 아닌 독립선언서를 발포한 해와 날을 독립기념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나라가 독립국임을 세계만방에 선포한다’는 대한민국의 독립 선언문은, 조선독립 만세, 기미년의 함성이 터져 나온,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 나왔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앵커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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