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찾아 이철성 청장 등 지휘부와 면담... "전례 없는 일" 문 총장 "검경은 협업 관계, 상견례 차원에서 방문” 덕담 검경 수사권 조정 ‘선제적 대응’ 해석... '검찰 내부 개혁'도 주목

 

 

[앵커]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례적으로 경찰청을 전격 방문해 이철성 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와 면담을 했습니다.

취임 직후부터 시작된 문 총장의 일련의 파격 행보, 그 배경과 의도를 짚어봤습니다.

김효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무일 검찰총장이 오늘 오후 2시쯤 서울 미근동 경찰청 청사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현관 앞까지 나와 문무일 검찰총장을 맞았습니다.

문 총장은 “검찰과 경찰은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공동체를 수호하는 데 동반자이고 협업관계”라며 “상견례 차원에서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총장이 ‘상견례’를 위해 경찰청을 방문한 것은 파격적입니다.

경찰 수사 지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검찰의 총수가 인사차 먼저 경찰청을 방문한 것은 전례가 없습니다.

문 총장은 이 청장 등 경찰 수뇌부와 30분 정도 면담했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얘기를 나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 총장은 “나중에 답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그럼에도 검찰과 경찰 안팎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문 총장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어제 발표된 검사장급 인사에서 검찰총장 직속 수사기구인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인사가 나지 않은 것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공수처 설치 등 ‘검찰 힘빼기’로 요약되는 검찰개혁 국면에서, ‘미니 중수부’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부패범죄특수단 해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문 총장이 취임 직후 ‘1호 지시’로 총장 직속 범죄첩보 수집 조직인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에 대해 해체 수준의 대수술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보와 수사, 검찰총장의 왼팔과 오른팔을 스스로 잘라냄으로써 외부 개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전국 검찰청 특수부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 이른바 특수통이 아닌 정책·기획통으로 분류되는 김우현 검사장이 임명된 것도, 폐지 논란이 있는 대검 공안부장에 공안 경력이 전무한권익환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간 것도, 이런 검찰 내부 개혁 차원의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내줄 것은 내주고 지킬 것은 지키겠다는 문무일 검찰총장의 행보가, 검찰 개혁 국면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김효정입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