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부패척결 수행"... 검사장 49명에서 44명으로 줄여
연수원 19·20기 5명 고검장 승진... 22·23기 12명 검사장 승진
사상 2번째 여성 검사장 발탁... '우병우 라인' 한직 발령

 

 

[앵커]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 문무일 총장의 검찰 수뇌부 승진 및 보직 인사가 오늘 단행됐습니다. 키워드를 압축하면 ‘세대교체’와 ‘물갈이’로 요약됩니다.

‘LAW 인사이드', 정순영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1] 정 기자, 먼저 오늘 인사 규모부터 간략히 말씀해 주시죠.

[기자] 네, 문재인 정부의 검찰 권한 축소 기조에 따라 차관급인 검사장급 이상 자리가 49자리에서 44자리로 5자리가 줄었는데요. 오늘 검사장급 이상 인사는 모두 36자리에 대해서 단행됐습니다. 말 그대로 ‘인사 태풍’ 수준입니다.

[질문 2] 그러네요. 현실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자리는 다 바꾼 것 같은데, 먼저 고검장 인사부터 볼까요.

[기자] 네, 이런저런 이유로 다 나가고 공석 상태였던 고검장급 자리 5곳엔 문 총장의 연수원 기수 1~2기 아래인 19~20기에서 모두 ‘승진’ 발령 났습니다.

[질문 3] 고검장 다섯 자리가 모두 승진 인사로 채워졌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19기 2명, 20기가 3명인데요.

우선 19기에선 조은석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서울고검장으로, 황철규 부산지검장이 대구고검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이 났습니다.

20기에선 박정식 대검 반부패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김호철 법무부 법무실장이 광주고검장으로, 그리고 김오수 서울북부지검장이 법무연수원장으로 역시 각각 승진했습니다.

[질문 4] 고검장 승진자 프로필을 간략하게 좀 볼까요.

[기자] 네, 먼저 조은석 신임 서울고검장은 광양 출생으로 고려대 법대를 나온 검찰 내 대표적 고대 인맥입니다. 이른바 ‘특수통’으로 분류되는데요, 대검 범죄정보 1, 2담당관과 대검 대변인, 대검 형사부장, 청주지검장 등을 지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수사 당시 대검 형사부장으로 검경 합동수사를 지휘했는데요, 당시 과실치사 적용 여부 등을 놓고 법무부와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수사 일선에서 비껴나 초임 검사장급이 배치되는 자리인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발령 나 연수원 동기인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과 대립각을 세우다 밀려난 거 아니냐, 이런 말들이 검찰 안팎에서 오갔습니다.

[질문 5] 그렇군요. 이번에 어쨌든 서울고검장으로 부활한 거네요. 다른 인사들은 어떤가요.

[기자] 네, 김오수 법무연수원장도 영광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왔습니다.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2015년 출범한 대검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역임한 전형적인 특수통 검사입니다.

대검 과학수사부장 시절 조직 기틀을 만들고 검찰의 특별수사 및 첨단 과학수사 역량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질문 6] 검사들 교육 등을 담당하는 법무연수원장으로 가면 할 역할이 있겠네요.

[기자] 네, 이어서 보면 박정식 부산고검장도 전형적인 특수통으로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 중수부가 폐지된 후 신설된 대검 반부패부장을 맡아 전국 특수부 사건을 지휘, 지원했습니다.

황철규 대구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과 대검 미래기획단장, 국제협력단장, 서울서부지검장과 부산지검장 등을 지냈습니다. 수사와 기획에 두루 밝다는 평가입니다.

마지막으로 김호철 광주고검장은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대검 형사정책단장, 법무부 법무실장 등을 지낸 검찰 내 대표적인 정책, 기획 전문가로 꼽히는 인사입니다.

[질문 7] 그렇군요.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 인사도 좀 볼까요.

[기자] 네, 이번에 모두 12명이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찰의 꽃, 검사장으로 승진했는데요. 이동열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22기에서 3명, 이정회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 23기에서 9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질문 8] 중앙지검 2, 3차장이 모두 검사장으로 승진해서 중앙지검을 떠나게 된 게 눈에 띄네요.

[기자] 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연수원 23기인데요. 관련해서 지난 7일 검찰에선 윤석열지검장을 큰 대(大) 자를 써 ‘대윤’, 이에 빗대 ‘소윤’이라 불리는 연수원 25기 윤대진 검사가 중앙지검 선임 차장인 1차장 직무대리로 발령이 났는데요.

지검장의 동기와 선배가 그리고 선임 1차장보다 2~3기수 선배들이 2차장과 3차장으로 있는, 어떻게 보면 검찰 관행에 맞지 않는 모습이 펼쳐졌던 것도 사실인데요.

오늘 인사는 이들 2, 3차장을 검사장으로 승진시켜 내보냄으로써 ‘윤석열의 서울중앙지검’을 만들도록 모양새를 맞춰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질문 9] 대검 인사는 어떻게 됐나요.

[기자] 네, 검사장급인 대검 부장, 먼저 승진 인사를 보면 이성윤 서울고검 검사가 형사부장으로, 배성범 안산지청장이 강력부장으로, 송삼현 부산지검 1차장이 공판송무부장으로, 이정회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과학수사부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 났습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전보 인사인데요.

대검과 전국 검찰의 기조와 운용을 담당하는 기획조정부장엔 차경환 현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전국 특수부 사건 지휘를 총괄하는 반부패부장엔 김우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공안부장엔 권익환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각각 전보 발령났습니다.

[질문 10]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문무일 총장의 검찰 운용 기조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자리인데요, 이 자리에 법무부 인권국장 출신 차경환 검사장을 보냈다는 것은 문무일의 검찰 기조를 어느 정도 내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구요.

김우현 반부패부장의 경우엔 문재인 정부 검찰의 이른바 ‘적폐 청산’과 관련된 전국 특수부 사건을 지휘, 지원해야 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물론 일선 수사는 윤석열 지검장 휘하 서울중앙지검이 대부분 담당하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검찰로선 어떻게 보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국면에서 검찰의 존재 의의를 입증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권익환 대검 공안부장의 경우엔 사라진 대검 중수부처럼 현재 대검 공안부 존폐 논란이 있는데, 문 총장이 신임 공안부장을 임명한 것은 대검 공안부를 지속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질문 11] 그렇군요. 관련해서 법무무 실·국장 인사도 좀 볼까요?

[기자] 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엔 법무부 대변인을 지낸 조상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가 승진 임명됐는데요. 앞으로 청와대와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검찰개혁 구상과 실행 과정에서 박 장관과 문무일 총장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범죄예방정책국장엔 고기영 대전지검 차장검사가 역시 승진 발령 났습니다.

통상 검찰 출신이 맡아 오던 법무부 법무실장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에 대한 인사는 오늘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관련해서 전통적으로 검찰 출신이 독식해 오던 법무실장에 판사 출신 이용구 변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법무부 법무행정 업무에서 검찰은 손 떼라는, 이른바 법무부 탈검찰화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질문 12] 마지막으로 여성 검사장 2호가 이번 인사에서 배출됐다면서요.

네, 이영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춘천지검장으로 승진 발령이 났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의정부지검장에서 이번 인사에서 서울동부지검장으로 발령 난 조희진 검사장에 이어 여성 2호 검사장이 됐습니다.

또 이른바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되는 유상범 검사장이 완전 한직인, 사실상 맡은 업무가 없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앵커] 네, "검찰개혁 및 부패사범 척결 과제 수행 인사다", 법무부가 오늘 검찰 고위직 인사를 이렇게 자평했던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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