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 냈다 '돌연' 출석... 역시 '럭비공' “말 바뀌기 전날 엄마와 삼성 임원들 만났다”... 삼성·최순실에 '폭탄 증언' 쏟아내

 

 

[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어머니 최씨가 “굳이 말을 돈 주고 살 필요 없다. 삼성 말 타면 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삼성의 말 제공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얘기인데 정유라씨가 어떤 의도와 생각으로 이같은 진술을 했는지 법원 안팎에서 해석이 분분합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정유라씨가 당초 증인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하고 안 나오겠다던 입장을 돌연 뒤집고 오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전격적인 증인 출석만큼이나 정유라씨는 ‘화끈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정씨는 “말을 굳이 돈 주고 살 필요 없다”며 삼성이 사준 말을 두고 “네 것처럼 타면 된다”는 어머니 최순실씨의 말을 들었느냐는 특검 질문에 “그런 말은 들었지만 내 말이라고까지 생각하진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특검이 지칭한 말은 ‘살시도’라는 이름의 명마입니다.

이와 관련, 정씨는 처음 ‘살시도’를 샀을 때는 삼성이 대금을 낸 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이 너만 지원해준다고 소문이 나면 시끄러워지니까 살시도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어머니 최순실씨의 말을 듣고 삼성이 살시도를 사 줬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게 정씨의 설명입니다.

정유라씨는 그러면서 어머니 최순실씨가 “삼성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니까 토 달지 말고 이름을 바꾸자”고 말했고, 이후 이름을 ‘살바토르’로 바꿨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습니다.

정유라씨는 삼성이 제공한 수십억 원짜리 말 ‘비타나V' 등 말 세 필을 ‘블라디미르’ 등 다른 이름으로 바꾼, 이른바 ‘말 세탁’ 과정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 정씨가 삼성의 말 지원 사실과,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말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삼성이 시켰고 실제 그렇게 했다는, 어떻게 보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나아가 삼성은 물론 어머니 최순실씨까지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겁니다.

말 세탁은 삼성이 모르는 상태에서 최순실씨가 독단적으로 한 것이라는 삼성 측 주장에 대해 정유라씨는 “말이 바뀌기 바로 전날 엄마가 코펜하겐 공항에서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 등 삼성 관계자 3명과 만났다“며 정면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특검은 정씨의 증언을 토대로 뇌물로 제공된 말 세탁 과정을 삼성이 알고 있었다고 이재용 부회장을 몰아세웠고, 이 부회장 변호인은 정씨가 삼성 관계자로부터 직접 들은 게 아니라고 방어했습니다.

정유라씨는 오늘 증인 출석과 증언에 대해 “여러 사람이 만류했고 나오기 싫었던 게 사실이지만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씨의 오늘 진술에 대해 법원 안팎에선 확인된 혐의를 인정하고 털고 가겠다는 것인지, 말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진술한 것인지 해석이 분분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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