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측 “발가락 부상, 재판 못나가"... "내일부터는 나갈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 재판 나와 '진술 거부'... "재판 도움 못돼 송구스럽다"

 

 

[앵커]

오늘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재판에 이재용 부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관심을 모았던 두 사람의 만남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 증인으로 나온 이재용 부회장은 증언 거부 사유 소명서를 내고 일체의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예정됐던 두 사람의 법정 대면이 불발된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정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장 차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들어갑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서입니다.

수백억원대의 삼성 뇌물 관련 박 전 대통령은 뇌물을 받은 혐의, 이 부회장은 뇌물을 준 혐의입니다.

동전의 앞뒷면처럼 같은 운명으로 묶여 있는 두 사람의 만남은 그러나, 오늘도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왼쪽 발가락 부상과 통증을 이유로 오늘 오전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자신의 재판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왼쪽 발을 심하게 부딪쳤는데 치료를 받지 않고 재판에 출석하면 상처가 악화될까 우려돼 불출석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그러면서 “구치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특히 신발을 신으면 통증이 아주 심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변론을 분리해 오늘은 최순실씨 관련 재판만 진행했습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박 전 대통령은 당시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두 사람의 법정 대면은 불발됐습니다.

오늘 증인으로 나온 이재용 부회장은 ‘증언 거부 사유 소명서‘를 제출하고 일체의 진술과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자신의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어 일체의 진술을 거부한다’는 것이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전현직 임원들의 공통된 재판 전략입니다.

이 부회장 등은 특히 특검 진술조서가 자신들이 한 말 그대로, 사실대로 기재된 것인지 확인하는 이른바 ‘진정성립’ 확인마저 진술 거부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오늘 재판에 불출석한 박 전 대통령 측은 내일부터는 재판에 다시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재판정에 아예 증인으로 나오지 않거나, 그나마 나오는 삼성 증인이나 피고인들은 한결같이 진술이나 증언 거부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특검의 삼성 뇌물 혐의 입증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법률방송 정순영입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