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 후견 사건 급증 '후견센터' 열어... 4년 만에 4배 증가
금치산자·한정치산자 용어 사라지고 ‘피성년후견인’으로 통일

 

 

[앵커] ‘LAW 인사이드', 어제에 이어 오늘도 조금 낯선 용어이긴 한데, ‘성년후견' 제도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김효정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오늘 서울가정법원에서 ‘후견센터’ 개소식을 열었다고 하는데 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변] 네, 성년후견제도 시행 4년을 맞아 서울가정법원에서 후견 관련 업무를 전담할 후견센터를 설치하고 오늘 개소식을 한 건데요.

“후견 관련 사건 수가 급증하면서 사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건 급증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지속하기 위해 독립된 조직을 설치했다”는 것이 가정법원의 설명입니다.

[앵커] 성년후견제도, 많이 들어본 말인데 정확히 어떤 제도인가요.

[답변] 네, 성년후견제도는 민법 제9조에 명시돼 있는데요, 질병이나 장애, 노령 또는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 가정법원이 후견인을 지정해 재산 관리나 법률문제 등에 대해 도움을 주도록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한 마디로, 독자적 판단 능력이나 행위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법원이 후견인,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집을 사고 판다든가 이런저런 일상행위와 법률행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과, 해당 후견인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정해주는 거라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앵커] 예전에도 이른바 판단능력과 행위능력이 떨어지는 금치산자나 한정치산자들을 위한 ‘법정대리인’을 두도록 하는 제도가 있었는데, ‘성년후견인’과 이 ‘법정대리인’은 뭐가 다른 건가요

[기자] 네, 금치산자는 ‘자기행위의 결과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의사능력이 없는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는 자’, 한정치산자는 ‘심신이 박약하거나 재산의 낭비로 가족들의 생활을 궁박하게 할 염려가 있는 자’를 뜻하는데요.

법원이 한정치산자나 금치산자로 정하면 말씀하신 법정대리인을 두도록 했었습니다. 그 전엔 이 법정대리인이 될 수 있는 자격과 순서까지 법으로 정해져 있었는데요. 제 1순위가 배우자, 그 다음이 직계 혈족 이런 식입니다.

문제는 배우자나 직계 가족이라고 해서 법률을 잘 알거나 필요한 도움을 적시에 제공해 준다는 보장이 없고, 더 큰 문제는 법정 대리인이 재산을 가로채거나 갈취하는 등의 부작용이 심심치않게 발생해 왔다는 점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해당되는 사람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예를 들자면 변호사가 될 수도 있구요, 사회복지법인이 될 수도 있고요,

이런 식으로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을 법원이 직접 후견인으로 선정해주는 성년후견제도가 2013년 법 개정과 함께 도입된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제도가 도입된 지 4년이 됐다고 했는데 시행은 잘 되고 있나요.

[기자] 네,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시행 첫 해인 2013년 후견개시 사건은 336건이었는데요, 지난해에는 이보다 약 286%가 증가한 1천 299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또 후견인의 실제 임무 수행이나 재산 관리에 대해 법원이 감독을 시행한 사건은 2016년 1천 631건으로 그 전해인 2015년 421건에 비해 287%, 역시 4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앵커] 양적으로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내실은 어떤 가요.

[기자] 네, 성년후견제도가 시행되면서 금치산자나 한정치산자라는 어는 사라지고 '피성년후견인'으로 용어가 통일됐는데, 4년이 지난 지금도 일선 지자체에선 관련 자치 조항을 대부분 개정하지 않고 있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4월 조사한 결과 관련 자치법규 727개 조문 중 38개만 정비가 이뤄져 정비율이 5.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행자부는 지자체에 정비 대상 자치법규 목록과 사유별 정비기준, 상위법의 정비사례, 경과규정과 관련한 부칙 표준안 등을 제공해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성년후견제도, 한 10여 년 전쯤에 일본에 취재를 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말 잘돼 있는 것을 보고 상당히 부러웠던 기억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빨리 잘 정착됐으면 좋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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