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법무담당관 제도 활성화 토론회' 열고 "법치 행정" 요구
2016년 정부 상대 소송 4천742건... 소송가액 7조 5천458억원
"주요 선진국, 모든 정부기관에 법무담당관 필수로 두고 있다"

 

 

[앵커] ‘LAW 인사이드', 오늘은 좀 생소한 용어이긴 한데 ‘법무담당관’ 제도에 대해 좀 얘기해 보겠습니다. 장한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장 기자, 어제 국회에서 대한변협 주최로 ‘법무담당관 제도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고 하는데, 법무담당관, 이게 뭔지부터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법무담당관은 중앙행정기관이나 산하 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변호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쉽게 말해 일반 민간 기업에 사내 변호사가 있다면, 공공기관엔 법무담당관이 기업 사내 변호사 역할을 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법무담당관이 하는 업무는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기자] 네. 사전적으로는 ‘법치 행정’이라고 하는데요.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업무, 그러니까 어떤 행정 업무가 적법한 것인지, 법에 위배되는 건 아닌지, 추후 법적인 문제가 생길 여지는 없는지 등을 검토해서 법적인 분란이나 논쟁이 생길 소지를 미리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취지는 좋네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취지는 좋은데, 문제는 제대로 시행이 되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대한변협이 지난 3월부터 지난달 26일까지 4개월 간 44개 중앙행정기관과 245개 지방자치단체 등 모두 289개 기관을 대상으로 법무담당관을 제대로 운영하는지 조사한 결과가 있는데요.

전체 조사 대상 기관 가운데 법무담당관 직제를 두고 변호사를 법무담당관으로 두고 있는 기관은 40개 기관,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공기관 10곳 가운데 8곳 이상이 변호사 자격이 없는 공무원이 법치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등 부실하게 법무담당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구나 조사 대상 가운데 통일부 등 41개 기관은 아예 법무담당관 직제나 자리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법무담당관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서 구체적으로 무슨 문제가 일어난다는 건가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법무담당관이 하는 업무가 공공기관의 행정 업무가 적법한지 등을 검토하는 건데요, 이걸 제대로 못하다 보니 소송으로 이어지기 일쑤인데요.

취재를 해보니까, 지난해 한 해 동안 정부를 ‘피고’로 제기된 소송이 4천74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송가액으로 보면 무려 7조 5,458억 원이나 됩니다.

[앵커] 엄청나네요.

[기자] 네,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2016 회계연도 결산보고서를 보면 정부가 ‘재판에서 질 것’이라고 자체 판단해서 미리 충당금으로 쌓아놓은 금액만 2조 600억 원이 넘습니다.

여기에 소송 비용과 이자 비용 등이 더해질 거구요, 무엇보다 같은 업무를 두 번 하거나 하던 업무를 중단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더불어 발생한다는 겁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현 대한변협 회장]

“행정기관의 정책 입안 및 시행과정 등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법적 문제들이 얽혀 있습니다.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쳐야 정책상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네요, 그래서 뭘 어떻게 하자는 건가요.

[기자] 네. 현행 정부조직법에는 ‘법무담당관’이라는 용어나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이를 개정해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기관엔 변호사 자격 소지자를 법무담당관으로 두자는 건데요.

관련 법안을 발의한 나경원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결국 이 법무담당관제도의 활성화는 어떤 변호사 직역의 확대의 의미 또 행정에 있어서의 법치행정의 완성의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사례를 봐도 대부분의 국가에서 용어는 조금씩 달라도 모든 주요 정부기관에 필수적으로 법무담당관을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법무담당관 제도 활성화, 대한변협의 주요 역점 사업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시행되는지 지켜봐야겠군요. 장한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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