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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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이자와 배당을 합한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미성년자가 4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식·부동산 증여 과정에서 세금 탈루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단 지적입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미성년자의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이자와 배당을 합한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미성년자는 2020년 기준 3987명입니다. 이들이 신고한 금융소득은 7108억원으로, 한 사람 당 1억8000만원에 달합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이자와 배당 등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자만 대상입니다.

2020년 귀속분 기준,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17만8953명으로, 전체 인구의 3.5%에 불과한 고액자산가입니다. 신고한 금융소득은 25조8261억원으로, 1인당 금융소득으로만 1억4432만원씩 벌었습니다.

금융소득의 88%는 주식 배당소득으로 22조7712억원에 달합니다. 2020년 한 해 국세청에 신고된 배당소득은 28조566억인데, 이 가운데 81%를 금융소득종합과세자가 차지한 셈입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신고한 미성년자 3987명은 7108억원을 신고했습니다.

미성년자 금융소득의 99.5%는 배당소득으로, 대부분 주식을 통해 금융자산이 대물림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매년 1500~2000명 수준이던 미성년 금융소득종합과세자가 2020년 급격히 불었습니다. 2019년 2068명이 2108억원을 신고한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인원은 93%, 금액은 235%나 급증한 겁니다.

1인당 금융소득도 1억193만원에서 1억7827만원으로 75%나 증가했습니다. 미성년자의 1인당 금융소득은 성인 평균 1억4354만원보다 3482만원 더 많습니다.

재벌 4세를 비롯해 조기에 주식을 증여받은 '금수저'가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2020년에 미성년 금융소득종합소득과세자가 급격히 늘고, 금융소득도 급증한 것은 주식 호황에 따라 배당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실제 미성년 배당소득은 2019년 2063억원에서 7069억원으로 3.4배나 급증했습니다. 주식시장 호황에 따라 주식을 조기에 증여한 것도 한 몫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만 6세 미만 미취학아동이 765명으로, 전년대비 449명(142%) 늘었습니다. 1486억을 신고했는데, 1인당 1억9401만원인 꼴입니다.

부모가 물려준 주식으로 2억원에 가까운 배당소득을 올린 것인데, 갓 태어난 0~1세 아기 87명도 170억5100만원의 금융소득을 신고했습니다. 1인당 2억여원에 달합니다.

다음으로는 초등학생이 1311명으로, 전년 대비 597명 늘었습니다. 이들은 2065억원, 1인당 평균 1억5751만원의 금융소득을 신고했습니다.

중학교 이상 미성년자는 1911명으로, 전년 보다 873명 증가했습니다. 금융소득은 3558억원으로, 1인당 1억8621만원입니다.

금융소득 2000만원을 초과하는 미성년자는 매년 크게 늘고 있습니다.

2016년 893명의 미성년자가 906억원의 금융소득을 신고했는데, 4년 사이 3000명 이상 늘었습니다. 아울러 신고한 금융소득은 2016년 906억원에서 2020년 7108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한편 2020년 귀속분 기준 배당소득을 받은 미성년자는 27만9724명으로 집계됩니다. 이 역시 전년 17만2942명 대비 62% 늘어난 수치입니다.

배당소득은 8165억원으로, 전년 2889억원보다 2.8배 급증했습니다.

미성년자 종합소득과세자(3987명)은 배당소득을 받은 미성년자 전체의 1.4%에 해당합니다. 이들 소수 미성년 종합과세자가 전체 미성년자 배당소득(8165억원)의 87%(7069억원)을 차지했습니다.

배당소득을 받은 미성년자 중에서도 상위 1%의 소수 금수저가 배당소득을 독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상위 1%를 더 나누면 배당소득의 집중은 더 심해집니다. 상위 1000명(0.4%)이 전체 배당소득의 69%(4858억원)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위 10명이 받은 배당소득은 815억원으로, 1인당 81억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평균배당률(2.3%)로 환산하면 1인당 35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고 의원은 "미성년자의 금융소득 증가는 조기 증여에 따른 부의 대물림 영향이 크다"며 "출발부터 경제적 격차가 크게 나는 사회는 공정한 사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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