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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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한서희씨의 마약 공급책 A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한씨로부터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협박 사실을 들었다는 내용을 인정하지 않은 겁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오늘(26일) 오전 10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에 대한 10차 공판을 심리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선 한서희씨에게 마약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습니다.

다른 마약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A씨는 죄수복을 입고 법정에 등장했습니다. A씨는 “제 말 한 마디 때문에 누가 처벌받을 수 있다”며 증인 선서를 거부했습니다. 또 “6년 전 일어난 사건에 대해 물어본다는데, 1년 전 일어난 일도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습니다.

재판부가 “국민으로서 선서할 의무가 있다. 본인과 친족의 형사 처분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증언 거부가 가능하다”며 “증언을 거부할 수는 있지만, 선서를 안 할 권리는 없다”고 하자 A씨는 증인 선서문을 읽고 신문을 진행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8월 수원지검 강력부에 소환된 A씨는 같은 날 한서희씨와 마주쳤습니다. 당시 한씨는 A씨에게 ‘나 어젯밤에 양현석이 불러서 YG사옥에 끌려갔는데 양현석이 변호사도 불러준다고 하면서 비아이 관련 진술을 잘못했다고 하라고 시켰다’는 취지로 귓속말했습니다.

A씨는 “수원지검에서 한서희를 만난 적 있다. 하지만 (대화 내용은) 기억이 안난다”며 “대화를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경찰·검찰 조사 과정에 대해 A씨는 진술서의 필체와 서명 등이 자신의 것임은 인정하면서도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재차 답했습니다.

검찰 측이 “2년 전 일도 기억이 안 나느냐”고 묻자 A씨는 “검사님은 작년 일이 다 기억나느냐”고 언쟁을 벌여 재판부가 나서 제지했습니다.

이어진 피고인 반대신문에서의 양씨 측 변호인은 “A씨는 LSD 등 마약 판매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을 때 ‘한서희가 비아이 마약 의혹 관련해 공익 제보한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며 “‘공익 제보한 건에 대해 어이없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A씨는 “확실한 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또다시 사실관계를 부인했습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진실만을 이야기 했으며,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고 밝혔습니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아이돌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한씨를 협박하고 진술을 번복할 것을 강요한 혐의 등을 받습니다.

이 사건으로 비아이는 아이콘에서 탈퇴했고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해지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9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한씨는 비아이에게 마약을 전해주고 함께 이를 투약한 사실을 양 전 대표가 알고 자신을 불러 협박했다고 주장, 공익제보자 신분으로 보호받았습니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 중 필로폰 투약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달 징역 1년 6개월의 형이 확정됐고, 수감 중 또 다른 마약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 형을 또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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