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美 펠로시와 통화만... "방한, 대북 억지력 징표될 것"
윤 대통령, 美 펠로시와 통화만... "방한, 대북 억지력 징표될 것"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2.08.0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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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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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한국 방문에 대해 "한미 간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늘(4일) 펠로시 의장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펠로시 의장과 약 40분 동안 통화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펠로시 의장은 "한미동맹은 여러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도덕적 측면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게 있다"며 "워싱턴에서 최근 한미 추모의 벽 제막식이 거행됐듯, 수십년에 걸쳐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가꿔야할 의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덧붙여 "앞으로도 한미 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가꾸자"고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앞으로 발전시키는 데 미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펠로시 의장 일행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일정을 언급하며 아시아 순방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원했습니다.

이날 통화에선  외교·국방, 기술협력, 청년, 여성, 기후변화 등 여러 현안에 대한 토의가 상당 시간 진행됐다는 게 국가안보실 발표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 배경을 두고 "만남이 가능한지 (연락이) 전달됐지만, 윤 대통령의 지방 휴가 계획을 확정한 상황에서 서울에 오면 (면담이) 힘들지 않겠느냐 (얘기가 나와) 2주 전 양해를 구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약 1주일 뒤에 결정됐고, 따라서 우리가 만나지 않은 건 중국을 의식해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전화라도 따뜻한 인사를 하고 싶다는 의향을 오늘 아침 일찍 타진했다"며 "그 말을 듣자마자 펠로시 의장이 흔쾌히 얘기하고 싶다고 말해 통화가 꽤 길어졌다"고 알렸습니다.

한편 미국 하원의장의 한국 방문은 20년 만입니다.

미국 의회 1인자이자 국가 의전 서열 3위 펠로시 의장이 한국을 찾았지만, 윤 대통령이 별도 면담하지 않은 것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만나지 않을 것에 대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파트너(카운터파트·상대)"라며 "윤 대통령이 휴가 중에 (펠로시 의장을) 만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의아함을 표하고 있습니다.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는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학로 연극을 보고 뒤풀이까지 하면서 미 의회 대표를 만나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지적했습니다.

실제 역대 대통령은 휴가 중에도 방한 인사를 만난 바 있습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여름 휴가 중 대통령 휴양시설 청남대에서 윌리엄 코언 당시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과 코언 장관은 한국의 사거리 500km 미사일 자체 연구·개발 문제를 논의했고, 북한 미사일 재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중국·러시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는 점도 고려된 부분이라고는 하지만, 역대 대통령이 방한한 외국 의회 인사를 접견한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2002년 고 이만섭 전 국회의장 초청으로 방한한 데니스 해스터트 미 하원의장 일행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한반도 정세 등 공동관심사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번에 방한한 펠로시 의장은 앞서 2015년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찰스 랭글 민주당 의원 등 하원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미국 하원 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1시간 넘게 접견한 바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쿠웨이트 총리를 만나기 위해 취임 첫 여름 휴가 일정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2008년 당시 이 대통령은 당초 주말을 포함해 일주일 동안 여름 휴가를 떠날 계획이었으나, 닷새로 줄이고 휴가를 다녀온 다음날 셰이크 나세르 쿠웨이트 총리를 만났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나세르 총리가 면담을 요청했다는 보고에 "여름휴가 때문에 외국 총리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휴가 일정 조정을 지시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평소 '자원 외교'를 강조해 온 만큼 세계 5위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쿠웨이트 총리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2011년엔 휴가를 앞두고 집중 호우에 따른 산사태 등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커지자 수습책을 마련하느라 당초 예정보다 이틀 늦게 떠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2017년 4박 5일간의 여름휴가 기간에 휴가지 경남 진해 해군기지 내 공관에서 리아미자드 리아쿠두 당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하기도 했습니다.

석대성 기자 bigstar@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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