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통해 '제3국 시민권 획득' '구속 대비' 등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 드러나
입국 기자회견 “전공이 뭔지도 몰라요”... 류철균 이대 교수 "정유라 너무 뻔뻔해"

 

 

[앵커] 'LAW 인사이드', 정유라씨 얘기 해보겠습니다. 김효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검찰이 청구한 두 번째 구속영장도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법원 안팎에서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동안 ‘럭비공’ 이니 뭐니 정유라씨에 대한 평가가 좀 바뀌는 기류가 확연하죠.

[기자] 네, 먼저 정유라씨 입국 당시부터 복기해 보겠습니다. 지난달 31일이죠, 정유라씨가 인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됐는데요.

당시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유라씨는 말 그대로 럭비공 같은 면모를 보였습니다.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난 모른다’ ‘엄마가 다했다’, 심지어 ‘대학교 전공이 뭔지도 모른다’, 이런 얘기까지 했는데요, 다시 한 번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정유라 / 지난달 31일]

“저는 제 전공이 뭔지도 사실 잘 모르고 저는 한 번도 대학교에 가고싶어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앵커] ‘대학 전공이 뭔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진짜 솔직한 럭비공이네’, 그런 평가를 당시 받았는데,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 거 같아요,

[기자] 네,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입니다. 류 교수는 정유라씨에게 학점 특혜를 주도록 압박한 혐의로 기소돼 내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데요,

검찰이 정유라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앞두고 류 교수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겠죠, 아무래도 ‘난 내 전공이 뭔지도 모른다’, 이 말은 난 이대 특혜와 아무 상관 없다, 는 얘기인데, 검찰 입장에선 이대 업무방해 혐의를 입증하려면 추가 보강 조사가 필요했겠죠,

[기자] 네, ‘난 내 전공이 뭔지도 모른다’, 이대 특혜는 나랑 아무 관련 없다는 정유라씨의 발언을 듣고 류 교수는 “정말 충격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저는 30년 쌓은 작가와 교수로서의 인생을 모두 잃었는데, 저 애는 참 뻔뻔스럽게 얘기한다”고 한탄하며, “나한테 학점을 부탁한 게 정유라가 아니면 누구겠느냐”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앵커] 나는 인생을 다 잃었는데 저 애는 참 뻔뻔하다... 왠지 안타깝네요. 그런데 정유라씨 이런 저런 뒷얘기들이 더 나오고 있죠.

[기자] 네, 그제 진행된 정유라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정유라씨가 자신의 독일 생활을 도왔던 데이비드 윤 이라는 사람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고 하는데요,

이 편지엔 정씨가 “몰타가 아니라도 모든 나라, 변방의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곳이라도 괜찮으니 빨리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해 달라”,

“지금은 돈이 문제가 아니다”,

“(제3국 시민권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바깥에) 철저히 비밀로 해야 한다”는 등의 말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사촌인 장시 씨를 비판하는 내용의 편지도 있다고요.

[기자] 네,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정씨는 “어머니, 박근혜 대통령 다들 고생이 심해 제 탓 같아 죄송스럽다”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입을 다무는 것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촌의 행동에 모든 대통령님 지지자들께 고개를 들 낯이 없다”며 “어떤 행동으로든 정당화돼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장씨를 비난했습니다.

[앵커] 말을 들어보니 그냥 아무 것도 모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철부지 럭비공은 절대 아닌 거 같은데요,

[기자] 네, 검찰이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정씨는 국내로 송환되지 않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고 국내 정치나 법에 대해서도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한국 감옥은 직접 빨래를 한다’, ‘이름이 아닌 죄수로 불린다’, 이런 자료들을 모았다고 합니다.

편지에 또 “박영수 특검의 편파 수사와 특검이 야당 성향을 가졌다는 보도를 모아달라”고 요청하는 등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러네요, 결과적으로 ‘도주 우려가 없고, 나는 모른다’, 그러니까 범죄 가담 정도 소명이 부족하다, 정유라씨 주장이 법원에서 거의 받아들여진 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편지나, 박 전 대통령과 몇 차례 통화를 했다는 정씨의 발언 등이 박 전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구속영장의 범죄 혐의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검찰 소명이 부족했다, 이런 평가입니다.

관련해서 강신업 변호사 이야기 들어보시죠.

[강신업 변호사 / 법무법인 하나]

“정유라가 방어를 잘 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애도 다 들어왔고 더 도주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 지금 검찰에서 충분히 정유라의 혐의라든가 내지는 구속의 필요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게 아닌가..."

[앵커] 검찰 대 정유라, 일단 두 차례 구속영장 싸움에선 검찰의 완패인데,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LAW 인사이드’, 김효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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