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신새아 앵커= 오는 27일 제11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가 발표됩니다. 

이를 앞두고 전국의 지방변호사회 회원들이 법무부 앞에 모여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줄이라’는 목소리를 냈는데요. 

“변호사 수 급증으로 업계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게 이들의 성토입니다. 

한켠에선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변시생이 홀로 1인 시위를 펼치며 날선 대립각을 보이기도 했는데, 현장에 김해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정부과천청사 앞에 한데 모인 변호사들이 ‘골병든다’는 구호를 연신 외칩니다. 

“변호사만 쏟아내면 국민 삶이 나아지냐!
무책임한 대량공급 변호사만 골병든다!”

지난해 4월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열렸던  집회 이후 1년 만입니다.

이들이 다시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는 27일로 예정된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에서 합격자 수를 1200명 이하로 제한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임성 변호사 /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 회장]
“전국 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는 한국 법률시장 규모를 고려하여 국민 여론을 반영하고 국민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2022년 제11회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1200명 이하로 결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변호사 숫자의 급증으로 업계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생존의 끝에 섰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황주환 변호사 / 부산지방변호사회 회장]
“사회 정의 실현과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는 것이 변호사의 법의 취지고 변호사의 존립 자체입니다. 계속된 변호사 수의 증대로 인해서 정말 생존의 끝에 우리는 섰습니다.”

또 이들은 “현실은 무시한 채 유사 직역 통·폐합, 변호사 업무 영역을 확대하진 않고 무책임하게 변시 합격자만 대량 배출했다”며 법무부를 지적했습니다. 

로스쿨 제도 도입 당시 계획됐던 법조 인접 직역의 통·폐합은 해당 제도 도입 이후 변호사 수가 3배 이상 폭증하는 동안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관기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원래 정부가 변호사를 확대하면서 유사 직역을 전부 철폐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냥 변호사 시험 합격자 인원만 늘리고 있습니다.”

2009년 1만명 수준이었던 변호사 수는 현재 3만명으로, 10년 새 3배가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패스트푸드점보다 변호사 수가 많다”며 “1000원 짜리 변호사 시대가 왔다“는 웃지 못할 비유와 함께 위기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김민규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교육이사]
“이 판넬에 있는 것들은 저희가 합성한 게 아니라 인터넷에 실제로 있는 광고들입니다. 맥도날드, 롯데리아보다 변호사 수가 더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1000원짜리 변호사 시대가 왔습니다. 변호사가 1000원입니다. 제가 변협에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신규 변호사들이 월급 얼마를 받는지. 신규 변호사의 절반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계사, 약사, 모든 전문직들이 변호사를 비웃고 있습니다.”

변시 합격자 수 감축과 관련한 이슈는 현직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숙원 과제이기도 합니다. 

2년 째 강력 규탄 집회를 여는 것은 물론, 해당 논란에 대한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며 변호사 배출 숫자에 민감하게 대응해 왔습니다. 

이들은 이번 시위에서도 역시 계속적인 1000명 수준의 변호사수 감축을 요구하며, 향후에도 강력 대응을 이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임성 변호사 /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 회장]
“변호사 숫자는 법률시장 규모를 고려하여 적정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법무부가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2022년 10일에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1200명 초과로 결정한다면 전국 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는 좌시하지 않고 행동할 것이고 변호사 수 감축을 위한 강력한 대응을...”

한편 현장에는 이들 변호사 단체 관계자들에 맞서 반대 의견을 내기 위해 1인 시위를 하러 나온 변호사 준비생도 있었습니다. 

다가올 변호사시험 합격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김모씨는 “1200명으로 줄이는 게 어떤 공익이 있는 거냐”고 반문했습니다. 

[김모씨 / 제11회 변호사시험 응시생]
“제가 변호사시험 응시생으로서 변호사 로스쿨 제도의 정상화와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란 취지에 평소 동감해왔기 때문에 법무부를 상대로 변호사 시험을 자격시험화 해야 한다는 생각은 평소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변호사 배출수를 1200명 이하로 줄이는 게 어떤 공익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게 국민 정서에 안 맞는 것 같고...”

김씨는 “변호사 선배들의 말이 일부분 공감된다”면서도 “변호사수를 감축한다고 해결될 문제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모씨 / 제11회 변호사시험 응시생]
“공익의 수호자로서 변호사가 굉장히 사회 구성원으로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그에 따라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일부분 공감 가는 점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롭게 배출되는 로스쿨 졸업생들의 신규 변호사 수를 통제해서 해결할 문제인지...”

변시 합격자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소폭 감소한 가운데, 다가올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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