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2년 전 또래 학생을 상대로 ‘사이버 불링’(왕따)을 했던 10대 학생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 학생은 앞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가해 학생 A양은 지난해 인천에서 발생한 ‘장애 여고생 오물 폭행’ 사건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당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아 석방됐습니다.
오늘(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단독 오기두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A양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습니다.
오 판사는 “A양이 소년이긴 하지만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자 명예를 훼손했고 돈을 뜯거나 폭행하는 등 지속해서 괴롭혔다”면서 “16살인 고교 1학년생인 피해자는 삶을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꽃다운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피해자 부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보다 더한 심신의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피해자 부모로부터 용서를 받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법질서를 우습게 아는 태도가 인성에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A양은 지난 2020년 9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 학생 B양이 성적으로 문란하고, 이른바 '일진'으로 활동했다는 허위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바 있습니다.
A양은 사흘 뒤에도 B양과 친구들을 새로운 대화방에 초대해 “더러운 X. 패줄게. 좀 맞아야 한다”며 B양을 모욕했고, B양에게 SNS 메시지를 보내며 지속적으로 심한 욕설과 협박, 더 나아가 폭행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양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채팅방에서 공개한 공범 C군도 A양과 함께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원이 소년부로 송치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형사처벌은 피했습니다.
결국 B양은 성폭행 가해자의 선고 공판을 열흘 앞둔 지난 2020년 9월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이는 단체 대화방에서 모욕을 당한지 몇 시간 후에 일어난 일입니다.
한편 B양을 성폭행한 가해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혐의로 장기 5년∼단기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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